4일 신화통신과 펑파이 등에 따르면 중국 서남부 윈난(雲南)성의 시솽반나(西雙版納) 자연보호구역을 탈출한 야생 코끼리 15마리가 지난 2일 밤 쿤밍(昆明)시 중심부에서 50㎞ 이상 떨어진 교외의 진닝구까지 도달했다.
배고파서? 길잃어서? 추측 난무
야생 코끼리들이 일반적으로 인간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이들 무리가 인구 846만명의 쿤밍 도심으로 진입할 가능성은 작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위난에선 과거에도 코끼리가 마을로 들어와 사람이 다치는 일이 종종 발생했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끼리는 계속 북쪽으로 이동하며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코끼리 떼가 왜 이렇게 먼 거리를 이동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먹이를 찾아 나선 것이다" "우두머리가 길을 잃은 것이다" 등의 가설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태양의 이상 활동으로 코끼리들이 이동 본능에 눈을 뜬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로 코끼리들의 고향인 시솽반나 자연보호구역은 먹이를 찾을 수 있는 구역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코끼리 수는 1980년 170마리에서 현재 300마리까지 늘어났다.
옌쉰(嚴詢) 중국 야생동물보협회 고급공정사는 "코끼리가 1년에 대부분 시간을 원서식지 부근에서 보내는데, 갑자기 북쪽으로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것은 매우 정상적이지 않다"고 중 관영 CCTV에 밝혔다.
그러면서 "코끼리 우두머리가 길을 잃고 무리를 데리고 북상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매우 위험하고 힘든 길이다"라며 "원래 살던 곳과 기후 및 해발고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코끼리 무리가 결국 방향을 남쪽으로 다시 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이 원래 살던 시솽반나와 푸얼 일대는 해발이 600m가량으로 기후도 남아열대와 열대 지구다. 하지만 쿤밍 중심부의 해발은 약 1800m에 이르며 아열대와 중아열대에 속한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