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최면 수사는 최면을 이용해 왜곡되거나 사라진 기억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완된 최면상태에서 범행 목격 당시 상황 등을 진술하도록 유도한다. 잠재된 의식에 박힌 기억을 최면을 통해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휴대전화 습득 일자 최면으로 추적
B씨가 휴대전화 발견 날짜 등을 기억하지 못하자 경찰은 최면 수사를 통해 습득 날짜와 경위를 추적하는 법최면 수사를 실시했다.
반포한강공원 안내센터 직원에 따르면 “B씨가 휴대전화를 제출할 당시에도 습득한 날짜를 계속해서 혼동해 경찰이 직접 CCTV를 확보하러 왔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5월 한 달치에 해당하는 반포한강공원 CCTV 전체를 가져가 분석 중이다. 이에 서울경찰청은 “환경미화원이 습득 후 사물함에 넣어둔 사실을 깜빡했다가 동료가 다른 휴대전화를 환경 반장에게 제출하자 이전에 습득한 게 생각나 제출했다고 한다”며 “10~15일 쯤에 휴대전화를 습득한 것 같다고 환경미화원이 진술했다”고 1일 밝혔다.
최면수사, 왜곡·부정 우려 용의자에겐 안 써
앞서 경찰은 친구 A씨에게 두 차례 법최면 수사를 실시했다. 당시 경찰은 A씨의 방어기제가 강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법최면수사로 실마리를 찾아낸 대표적인 사건은 2019년 화성 연쇄살인 사건 재수사다. 용의자를 목격한 버스 안내양에게 법최면 수사를 실시했고, 버스 안내양은 최면 속에서 수상한 이의 얼굴과 범인 이춘재의 젊은 모습이 닮았다고 진술했다.
경찰 “A씨 휴대전화 포렌식, 범행동기 안보여”
경찰은 “A씨가 부모와 통화를 마치고 돗자리 주변에 휴대전화를 놔둔 이후 이를 옮긴 사람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해당 휴대전화에 대한 혈흔‧유전자 감식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 단서로 여겨진 A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에서 사인과 관련한 정황이 나오지 않으면서 이제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타살의 정황이 없다고 보고 있지만, 성급하게 결론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수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