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0시가 지나자마자 질병관리청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사이트에는 수만 명이 몰렸다. 한때 대기자가 7만 명정도 몰리며 대기 시간이 50분을 넘어서기도 했다.
‘예약 먹통’ 상황도 벌어졌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일부 대상자는 온라인 예약 사이트에서 사전 예약 대상자가 아니라는 안내창이 뜨는 오류가 발생해 예약할 수 없었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명단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민방위 대원 3만5000명 중 403명이 접종 대상 명단에서 누락된 탓이다. 해당 오류는 8시간 정도 이어지다 1일 오전 8시 30분쯤 복구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에 따르면 접종 예약을 개시한지 13시간만인 1일 오후 1시 기준 64만6000명이 얀센 백신 사전예약을 완료했다.
추진단은 " 도입 백신이 1병(바이알)당 5명분이 들어있는 다인용 백신이어서 사전예약자보다 더 많은 물량이 배송돼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37명이 예약하면 40명분인 8병이 배송된다. 이 때문에 예약인원은 100만 명 미만이 되더라도 조기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 최종 배송물량과 예약인원을 확인해 100만 명분 배송에 맞춰 예약종료가 확정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추진단 관계자는 "생각보다 예약이 더 몰렸다. 오늘 내 마감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확보한 얀센 백신은 101만 2800명분이다. 접종 대상자는 군⋅외교 관련 종사자 13만7000여 명, 예비군 53만여 명, 민방위 대원 304만여명 등 370만여 명이다. 선착순으로 맞을 수 있고 30세 이상(1991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만 가능하다. 군 관련자에는 군무원 등 외에 군 간부 가족도 포함된다.
얀센 백신은 AZ 백신과 같은 바이러스 벡터 방식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 항원 유전자를 침팬지에게만 감염되는 아데노바이러스 틀에 넣어 만든다. AZ와 화이자 백신은 2차 접종해야 하지만 얀센은 1차 접종만으로 면역이 형성된다.
예방 효과는 미국·남미·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4만 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약 66%로 나타났다. 중증이나 심각한 상태로 악화하는 것을 막는 효과는 85%였고, 접종 뒤 코로나19로 숨진 사례는 한 명도 없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64.0%, 브라질 68.1% 등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높은 편이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남아공 변이에 대한 예방 효과가 75%인 것으로 알려졌고 AZ 백신은 남아공 변이에 10% 효과만 보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얀센 백신 효과는 6~7개월 정도 지속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얀센 백신을 맞은 후 14일이 지나 접종 완료자가 되는 이들은 미국 여행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얀센을 포함 미국 식품의약처(FDA)가 긴급 승인한 백신 접종을 백신별 회차에 맞게 완료한 여행객의 경우 입국 시 격리를 면제해주고 있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도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여행 제한 조치 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31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EU 전역에서 역학적 상황이 개선되고 백신 접종이 속도를 냄에 따라 회원국들이 여행 조치를 점차 풀길 제안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코로나19 증명서는 EU가 여행 제한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하는 백신 여권으로 오는 7월 1일부터 공식적으로 발급한다. 현재 EU는 화이자, 모더나, AZ, 얀센 등 백신 4종을 승인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