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특위는 구 미디어 TF를 계승했지만, 논의 내용 면에선 다른 부분이 많다. 당 관계자는 “원점 재검토 수준에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 TF는 중점 법안을 최종 6개로 추려 입법을 추진 중이었는데 이를 뒤집고 새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송영길, 강성 미디어특위 꾸려
언론사 징벌적 손해배상 재추진
뉴스 포털 알고리즘도 손보기로
전문가 “친문 달래기 나선 것”
우선 인터넷 뉴스 포털 혁신은 뉴스 배치 알고리즘에 손을 대겠다는 내용이다. 그간 여권에선 “뉴스 섹션에 들어가면 보수 매체 일색”(지난달 14일, 김어준)이라며 포털 사이트의 뉴스 선정이 편향됐다는 주장이 자주 제기됐다. 민주당에선 포털 알고리즘을 공개하자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뉴스포털 이용자위원회’를 설치해 포털 알고리즘 검증에 관여하는 내용의 신문진흥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구 TF에서 가장 논란이 컸던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이름만 바꿔 재추진된다. ‘언론(오보)피해 손해배상제’가 새 이름이다. 윤영찬·정청래 의원 등이 발의해 놓은 징벌적 손해배상법을 종합해 특위안을 만들겠다는 구상인데, 허위·조작 정보에 대한 배상 금액은 최대 3배까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KBS·MBC·EBS 등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신문·방송·SNS 등을 통합 관할하는 미디어부(가칭) 신설도 특위 과제에 올랐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검수완박’에 이어 언론 개혁이란 가짜 포장을 씌워 ‘언자완박(언론의 자유 완전 박탈)’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민생을 강조하는 송영길 체제에서 이른바 검찰 개혁 강경파인 김용민 최고위원이 위원장을 맡은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표면적으론 “특위는 신임 지도부의 최고위원이 맡는 게 관례”(서울 중진)라는 이유를 내세우지만, “언론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강경파를 배치한 것 아니냐”(수도권 초선)는 해석도 있다. 김형준(정치외교학) 명지대 교수는 “검찰 개혁 주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각 때문에 추진이 부담스러운 만큼 비교적 저항이 덜한 언론 개혁에 강경파를 넣어 지도부가 친문 지지층 달래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다만 “아직 재인준을 못 받은 검찰개혁특위에 강경파인 김 최고위원을 넣지 않기 위해 다른 특위로 돌린 것 아니냐”(수도권 의원실 보좌관)는 해석도 있다.
김준영 기자, 김보담 인턴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