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사진=이원용(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민아(경기도 소하초 5)·김재현(서울 풍성중 2) 학생기자·이효주(서울 대치초 5) 학생모델, 자료=중앙포토·국립민속박물관·국립고궁박물관·국가문화유산포털
지난해 11월 중국의 페이퍼게임즈가 모바일 게임 ‘샤이닝니키’를 한국에 출시하며 이벤트로 한복 차림의 캐릭터를 선보였어요. 한국에 이어 중국에도 한복 의상을 공개하자 중국 이용자들이 “한복은 중국 옷” “한복은 중국 소수민족인 조선족 의상이며 한복이 아닌 ‘한푸’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죠. 이에 맞서 한국 이용자들도 항의하며 논란이 일자 게임사는 한복 의상을 폐기하고, 8일 만에 일방적으로 한국 서비스를 종료했어요. 역시 중국 모바일 게임인 '황제라 칭하라' 캐릭터의 청나라 의복은 2016년 종영한 SBS 드라마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에서 주인공 아이유가 입었던 한복과 디자인·색상 등이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왔죠.
한복을 비롯한 한국 문화에 대한 왜곡과 침탈이 이어지자 국내 드라마 역사 왜곡 논란도 빚어졌습니다.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지난 3월 22일 1회 방송 중 충녕대군이 서양 구마 사제를 대접하는 장면에서 월병 등 중국식 소품을 사용하고, 중국풍 의상을 입힌 무녀가 등장해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았고, 결국 폐지됐죠. 해당 드라마 역사 자문으로 이름을 올린 이규철 박사는 관련 논란에 대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몇 안 되는 전공 역사학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원칙대로 자문했다”며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했고, 그 외 다른 부분도 다양하게 지적을 했다”고 설명했죠. 그러면서 "방영 전 최종 결과물을 볼 수 없었고, 역사자료에 입각한 학자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 안 돼 아쉬움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응해장군묘 출토 복식은 충주박물관에 가면 볼 수 있습니다. 이 원장은 “이응해장군묘 출토 복식 중 저고리 길이가 허리까지 오는 방령의, 앞뒤 길이가 같은 방령의, 앞이 짧고 뒤가 긴 방령의 등은 현대인이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고 말했죠. “한복은 우리 한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며 한국인의 정서가 스며 있는 옷으로 우리의 기후풍토와 생활양식에 알맞게 만들어진 민족복”이라고 밝힌 그는 “평면적인 옷이지만 입었을 때 입체감이 형성돼 여유롭고 부드러우며 우아함을 주며, 외관상 선의 아름다운 조화를 주는 의복”이라고 한복의 특징을 꼽았어요.
전통 한복의 계승과 발전
아담한 정원을 지나 박물관에 들어선 김민아·김재현 학생기자·이효주 학생모델 앞에 다양한 와당(막새기와)과 도용(흙 인형)뿐 아니라 금 관장의 한복 작품이 나타났죠. 효주 학생모델이 “평창올림픽 눈꽃 드레스 같다”며 흰 원피스를 유심히 살피고는 당시 의상 아이디어에 대해 질문했어요. “올림픽은 개최국의 문화 우수성을 자랑할 수 있는 무대기도 해요. 한복 자체는 이미 88서울올림픽 때 입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그보다 멋지고 예쁘게 만들까 고민하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더해 한국적 아름다움을 나타낼 방법을 찾았죠. 예전부터 철사 와이어를 활용해 의상을 만들었는데, 여기에 리본·비즈를 엮어 눈과 얼음처럼 보이게 연출했죠. 참가국마다 의상을 다른 형태로 제작해 눈꽃여왕·얼음공주 같은 다양한 별명도 얻었어요.”
효주 학생모델은 “철사 옷을 만들 때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지, 입는 사람이 아프진 않은지, 작품 중 어떤 옷이 가장 기발하거나 마음에 드는지” 연달아 물었어요. “딱히 엄청난 기술은 필요하지 않아요. 손힘이 좀 세야 하는 것 정도랄까요. 처리를 다 하기 때문에 찔리는 것보단 철사에 비즈를 많이 달아 무거워지는 게 입는 사람의 어려움이죠. 제가 디자인한 옷은 다 마음에 드는데요(웃음). 기발한 건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삼국시대부터 이어온 한복 모습을 비롯해 서양 옷도 다양하게 봤고, 그런 게 다 녹아 있거든요. 인상적인 걸 꼽자면 평창올림픽 때 국기를 든 기수 복장입니다. 도포형 두루마기 디자인에 허리 뒤에 전삼을 달고 세조대를 매니 바람에 흔들리며 율동미가 부각됐죠. 한복이 어쩜 저렇게 멋질까 하는 반응도 많아 기뻤어요.”
“한복은 평면 재단을 해서 단순해 보이지만 입었을 때 더 폼이 나는 옷이에요. 사람이 주인공인 옷이죠. 옛날부터 입어오며 우리나라 전통과 미의식, 태도 등이 잘 반영된 옷이자 문화라고 할 수 있어요. 한복은 너무 화려하거나 천박하지 않고 절제된 아름다움이 있죠. 최근 중국에서 한복을 자기 거라고 우기는데, 난센스라고 생각해요. 여러분이 청바지 입는다고 미국에서 뭐라고 하지 않잖아요. 명나라 한푸를 조선에서 가져다 입었다고 하는데, 그 전에는 고려양이라고 해서 고려 옷을 중국에서 입었어요. 이런 걸 하나씩 따지며 싸움에 끌려들어가기보다 우리가 많이 입고 쓰고 공부해 한복을 더 멋지고 풍부하게 발전시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일상 속 한복 체험하기
요즘 나오는 한복은 옷고름 매는 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살짝 끼우기만 해도 고름이 완성되게 만들기도 하는데요. 김 선생님은 학생기자단을 위해 옷고름 매는 법을 제대로 알려줬습니다. “긴 고름을 왼손에, 짧은 고름을 오른손에 들고 짧은 고름이 위로 가게 X자 모양으로 교차시켜요. 짧은 고름을 X자 아래에서 위로 뽑아내 원을 만들고 밑에 있는 긴 고름을 원 안으로 접어 넣어 고를 만듭니다. 왼손으로 고의 길이와 모양을 적당하게 조정하고 오른손으로 짧은 고름을 잡아당겨 고정하면 돼요.”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보통 생각하는 박물관과 달리 멋진 단독주택 1층에 위치한 유금와당박물관은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와당과 도용 전문 박물관이에요. 이곳에는 시대순으로 전시된 와당·전돌·도용(흙 인형)뿐 아니라, 금기숙 관장님께서 철사와 구슬로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만드신 당의·색동저고리 등의 한복작품들이 멋짐을 뽐내고 있었죠. 한복을 화려하면서도 단아하게 표현한 관장님의 작품은 모든 사람들의 눈길을 끌 만큼 멋스러웠어요. 관장님 인터뷰를 마친 후엔 인사동홍보관으로 이동해 한복 체험을 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 전통의상 체험 기회를 제공해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곳이죠.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다 보니 마치 내가 조선시대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취재하는 동안 한복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한복의 아름다움이 널리 알려지길 바라요.
-김민아(경기도 소하초 5) 학생기자
와당은 평소에도 알고 있었지만, 유금와당박물관에 전시된 것을 보니 하나하나가 모두 매력적이었어요. 그러나 제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철사에 구슬을 꿰어 지은 한복이었습니다. 관장님은 거미줄에 맺힌 이슬의 무지개를 보고 영감을 얻어 철사와 비즈를 활용해 한복을 만드셨대요. 옷의 영감과 기법, 특징에 대해 알고 보니 옷이 더욱 멋지고 아름다웠죠. 한복의 특징과 역사를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취재에 임했는데, 인터뷰 후 한복에 대해 아는 것뿐 아니라 다른 문화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옷은 사람이 걸쳐 입는 것인 만큼 계속 변화할 수밖에 없고 문화 또한 마찬가지므로, 한복 등 중국의 문화공정 시도 또한 무조건 맞서려고 하지 말고, 우리가 우리의 문화를 더 가꾸고 소중히 여기면 자연스레 우리 것으로 여겨지게 되는 것이라고 하셨죠. 이 말씀을 듣고 우리 문화를 알리는 자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또 한복을 알리려면 최대한 많이 입어보고, 다양한 시도와 해석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하셨는데요. 인터뷰 후 인사동홍보관으로 이동해 직접 한복을 입어봤어요. 처음에는 어색하고 조금은 불편한 느낌도 있었지만, 우리 한복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소중 독자 여러분도 더 이상 한복을 낯설고 특별한 것으로 여기지 말고, 관심을 가지며 많이 입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김재현(서울 풍성중 2) 학생기자
부슬부슬 비가 오는 날, 금기숙 관장님의 화려한 한복 작품이 걸려있는 박물관에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다양한 질문을 하면서 관장님의 대답에 놀랐어요. 중국이 한복을 자기네 거라고 우길 때, 저라면 중국과 싸우자고 할 텐데, 관장님께서는 우기라고 내버려 두고 우리 한복이 더 발전하면 된다고 하셨거든요. 한복을 두고 싸우고 이기는 게 아니라 더 발전하고 성장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생각에 놀랐죠. 관장님은 철사에 구슬을 엮어서 한복을 만드셨는데, 실제로 보니 너무 아름답고, 아이디어가 기발하다고 생각했어요. 직접 입어보는 상상도 했죠. 이어서 인사동홍보관에서 한복 체험을 하며 우리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다양한 색과 모양의 저고리와 치마 중 좋아하는 색으로 골라 입자 조선시대 왕비가 된 듯 한복이 주는 무게감이 느껴지기도 했죠. 마치 레드 카펫을 걷듯 자신감이 생겼고요. 한복은 불편하다는 인상이 강했는데 취재 후 고정관념이 깨지고 우리 한복이 참 아름답고 즐길 수 있구나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효주(서울 대치초 5) 학생모델
-김민아(경기도 소하초 5) 학생기자
와당은 평소에도 알고 있었지만, 유금와당박물관에 전시된 것을 보니 하나하나가 모두 매력적이었어요. 그러나 제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철사에 구슬을 꿰어 지은 한복이었습니다. 관장님은 거미줄에 맺힌 이슬의 무지개를 보고 영감을 얻어 철사와 비즈를 활용해 한복을 만드셨대요. 옷의 영감과 기법, 특징에 대해 알고 보니 옷이 더욱 멋지고 아름다웠죠. 한복의 특징과 역사를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취재에 임했는데, 인터뷰 후 한복에 대해 아는 것뿐 아니라 다른 문화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옷은 사람이 걸쳐 입는 것인 만큼 계속 변화할 수밖에 없고 문화 또한 마찬가지므로, 한복 등 중국의 문화공정 시도 또한 무조건 맞서려고 하지 말고, 우리가 우리의 문화를 더 가꾸고 소중히 여기면 자연스레 우리 것으로 여겨지게 되는 것이라고 하셨죠. 이 말씀을 듣고 우리 문화를 알리는 자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또 한복을 알리려면 최대한 많이 입어보고, 다양한 시도와 해석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하셨는데요. 인터뷰 후 인사동홍보관으로 이동해 직접 한복을 입어봤어요. 처음에는 어색하고 조금은 불편한 느낌도 있었지만, 우리 한복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소중 독자 여러분도 더 이상 한복을 낯설고 특별한 것으로 여기지 말고, 관심을 가지며 많이 입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김재현(서울 풍성중 2) 학생기자
부슬부슬 비가 오는 날, 금기숙 관장님의 화려한 한복 작품이 걸려있는 박물관에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다양한 질문을 하면서 관장님의 대답에 놀랐어요. 중국이 한복을 자기네 거라고 우길 때, 저라면 중국과 싸우자고 할 텐데, 관장님께서는 우기라고 내버려 두고 우리 한복이 더 발전하면 된다고 하셨거든요. 한복을 두고 싸우고 이기는 게 아니라 더 발전하고 성장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생각에 놀랐죠. 관장님은 철사에 구슬을 엮어서 한복을 만드셨는데, 실제로 보니 너무 아름답고, 아이디어가 기발하다고 생각했어요. 직접 입어보는 상상도 했죠. 이어서 인사동홍보관에서 한복 체험을 하며 우리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다양한 색과 모양의 저고리와 치마 중 좋아하는 색으로 골라 입자 조선시대 왕비가 된 듯 한복이 주는 무게감이 느껴지기도 했죠. 마치 레드 카펫을 걷듯 자신감이 생겼고요. 한복은 불편하다는 인상이 강했는데 취재 후 고정관념이 깨지고 우리 한복이 참 아름답고 즐길 수 있구나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효주(서울 대치초 5) 학생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