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만의 ‘수소전기트럭 드라이브’는 당초 예정엔 없었다. 수소버스와 자율주행차에만 탑승하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수소전기트럭이 진동·소음이 없어 스위스에서 노동자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설명에 이 지사가 관심을 보이자, 정 회장이 즉석에서 탑승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런 깜짝 일정이 끼어들며 당초 2시간으로 예정됐던 두 사람의 동행은 오찬을 포함해 3시간으로 늘어났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엔 정 회장이 끝까지 동행했고, 이 지사는 탄소중립·디지털 기술 등에 대해 여러 질문을 쏟아냈다.
탄소중립·디지털 경제…혁신주도 신성장?
이날 이 지사가 가장 관심을 보인 건 현대차가 주력하고 있는 수소차 기술이었다. “수소차를 일컬어 ‘돌아다니는 공기정화 장치’라고 부른다”는 설명에 이 지사는 “공기정화 기능이 수소차이기 때문에 가능한가, 아니면 공기정화 기능을 일반 차량에도 설치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 지사는 “수소차 배터리와 일반 전기차 배터리 가운데 어떤 게 더 무거운지 알려달라” 는 질문도 던졌다.
수소차를 포함한 탄소중립·디지털 혁신은 이 지사가 가다듬고 있는 ‘혁신주도 신성장동력’의 핵심 키워드다. 20일 이 지사를 지지하는 국회의원 모임 ‘성장과 공정 포럼’ 창립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하준경(경제학) 한양대 교수는 “전방위적 디지털 전환에서 앞서가고 기후위기에 선도적으로 대응해, 그것이 새로운 산업과 기업, 일자리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기술 선순환 구상…“AI 미래산업으로 길 열어야”
이날 이 지사와 정 회장은 마이스터고 등 ‘기술과 교육의 접목’ 방안을 놓고도 대화를 나눴다. 정 회장은 “전기차·수소차 신기술 개발 과정에선 전통적인 기계공학 외에 전자공학·화학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인재 육성이 중요해졌다”며 교육 제도의 발전·보완 필요성을 얘기했다. 이에 이 지사는 “현대차 같은 기업에서 숙련 기술을 익힌 사람은 대학 졸업생과 동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화답했다.
교육이 기술을 따라잡도록 해 기술과 교육의 선순환을 이뤄내자는 구상은 이 지사 측이 구상하고 있는 ‘선순환 지속성장체제’의 핵심축이다. 진정한 의미의 ‘비지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 국가가 되려면, 가진 게 없는 사람도 누구나 기업가 정신과 혁신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국가가 뒷받침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한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