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성매매 조직 수법 보니
조직적인 운영을 위해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면서도 ‘행동 강령’이 있었다고 한다. “출퇴근할 때 스타렉스·카니발 등 경찰차가 있는지 확인하라” “경찰이 나타나면 자료가 담긴 외장 하드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려라” 등과 같은 내용이다.
이들은 지난 2월 8일 경찰 단속에 한 번 걸린 뒤에는 성매매가 이뤄진 오피스텔에 들러 성매매 수익금을 걷을 때 새벽 배송기사로 위장하기도 했다. 헬멧과 택배기사 조끼를 입은 채 택배박스를 손에 들고 이동한 것이다. 또 건물 7층에 있는 콜센터를 갈 때는 3층에서 내려서 걸어가곤 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에) 혼란을 주기 위해서 이들이 이렇게 행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성매매로 개인정보 노출”
경찰이 확보한 DB에 따르면 이들은 성매매 일자와 성매수 남성의 휴대전화 번호 등을 보관했다. 그 옆에는 ‘주간할인’ ‘공무원 완’ 등과 같은 문구나 성매수 남성들의 성적 취향으로 추정되는 한글 자음 등도 함께 적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관리했던 번호는 성매수 남성들이 실제로 사용했던 번호”라며 “일당이 DB의 세부 내용에 대해 진술을 하지 않아 조만간 혐의자를 불러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성매매를 통해 개인정보가 노출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들이 타 조직에서 받아 가지고 있던 성매수 남성의 개인정보까지 합치면 6만여 건에 이른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건당 1원인 개인정보가 0.2원이나 0.5원에 팔리고 있다”며 “성매수를 하면 개인정보가 팔린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한 개 조직이 이 정도인데, 다른 조직까지 고려하면 노출되는 개인정보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