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래대금 1월 대비 40% 감소
증권가선 “하반기엔 사상 최고치”
평균 거래대금 7개월만에 최저치
박스피에 투자자 매수 약해진 탓
감소세가 두드러지는 곳은 코스피 시장이다. 지난 1월 한때 44조원에 달했던 거래대금은 지난 24~25일엔 11조원대까지 떨어졌다. 코스피 거래대금이 12조원 아래로 밀린 것은 지난해 11월 3일 이후 7개월 만이다.
자금력도 예전만 못하다. 지난 1월 14일 74조원대로 최고치였던 투자자 예탁금은 63조원대(25일 기준)로 줄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연초 70%에 육박하던 개인 비중(거래대금 기준)이 60%대 초반까지 내려왔다”며 “거래대금 감소는 개미 영향이 크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거래가 한산해진 이유는 우선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혀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는 지난 1월 3200선을 돌파한 뒤 상승 탄력이 둔화했다. 이달 초 최고치를 새로 쓰긴 했지만, 이내 3100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2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09% 내린 3168.43에 마감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거래대금은 주식을 사거나 팔아야 늘어난다”며 “최근 주가 변동성이 워낙 낮다 보니 거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반기 주가 전망과 무관하게 시장이 움직여야 거래도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개인이 주로 담는 대형주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1월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중 9개가 마이너스 수익률(1월 말 대비 26일 종가)을 기록할 정도다. 지난 1월 9만1000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는 8만원 전후에서 등락 중이고,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주가를 짓눌렀다.
증시 조정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투자자가 기업 실적 개선 등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다. 최근 국내뿐 아니라 세계 증시가 주춤한 배경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에 미국이 돈 풀기를 축소(테이퍼링)하거나 기준금리를 조기에 올릴지 모른다는 불안이 깔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거래대금 감소는 투자자들 사이에 주가 상승 기대가 그만큼 작아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