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10시 경기도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 예방접종센터 내 대기실. 마이크를 든 공무원들이 이렇게 외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실 입구로 어르신들을 이끌었다. 마이크를 손에 쥔 한 공무원은 “사람이 많고 장소가 큰 데다 어르신들이 귀가 어두워 안내를 잘 못 듣곤 해 마이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거동 불편한 어르신에 차량 지원
섬 지역엔 운반 쉬운 AZ로 대체
‘수송 작전’ 펼치는 지자체
지난 18일 오후 3시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어르신 14명이 시가 준비한 45인승 버스를 타고 예방접종센터로 이동했다. 어르신 눈에 잘 띄도록 밝은 주황색 조끼를 입은 공무원들은 “우리만 따라오시면 된다” “필요한 게 있으면 주황색만 기억해달라”고 크게 외치며 인솔했다.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끝낸 이응애(87·여)씨는 “부축까지 해주면서 이동을 도와준 시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민원 전화만 수십 통”
박태원 전 연평도 어촌계장은 “연평도에서는 배 타고 나가 하룻밤 자고 백신을 맞은 뒤 그다음 날 들어와야 하는 처지다. 다들 생업도 있어서 (육지로) 나가 백신을 맞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옹진군 관계자는 “주민 불편을 예상해 지난 3월부터 정부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달라고 요청했었다”며 “곧 AZ 백신이 들어온다고 한다. AZ 백신이 확보되면 화이자 백신을 못 맞은 어르신을 상대로 각 섬 보건지소에서 접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접종에 두려움을 느끼는 어르신들은 정부나 각 지자체의 세심한 대책을 요구하기도 한다. 27일 AZ 백신 접종을 앞둔 권모(74)씨는 “두려운 마음에 보건소에 전화해서 물어보면 마냥 ‘괜찮다’라고만 한다”며 “부작용이나 대처 방법을 상세히 알려주고, 만일의 사태가 일어난다면 어떤 보상을 해줄 건지 등을 먼저 알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채혜선·심석용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