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F-16은 빨라도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주문 국가에게 전달된다. 항공기의 사용 수명을 보통 40년으로 잡는다. 2060년대, 늦으면 2070년대까지 창공에서 F-16을 볼 수 있는 셈이다. F-16의 첫 시험 비행은 1974년에 이뤄졌다. 2070년대라면 100년을 날아다니게 된다.
물론 20세기의 F-16과 21세기 F-16은 다르다. 제조사는 제너럴다이내믹스에서 록히드마틴으로 바뀌었다. 그린빌에서 생산할 블록 70/72는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게 개량됐다. 별명도 파이팅 팰콘(Fighting)이 아닌 바이퍼(Viper)로 불린다.
인도는 이와 별도로 최대 114대의 F-16을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판 F-16은 F-21이라는 다른 제식명이 붙는다. 그레고리 얼머 록히드마틴 부사장은 “추가로 300대의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찰스 브라운 주니어 미 공군참모총장은 “F-16 신형을 600대 남짓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여차하면 F-16을 더 주문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F-16을 운용하고 있는 전 세계 25개국 중 한국을 비롯한 상당수가 F-16을 최신형으로 개조하고 있다.
문제는 F-16의 ‘무병장수’가 한국이 독자 개발한 KF-21 보라매의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점이다. KF-21의 개발 목표는 ‘F-16보다 더 나은 성능’이다. 그런데, F-16도 끊임없이 환골탈태를 하고 있어 KF-21과의 성능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
KF-21이 경제성을 가지려면 400대 이상을 팔아야 한다. 이미 실전에서 여러 차례 검증을 받은 F-16이 현역에서 계속 뛰면 뛸수록 KF-21의 입지는 좁아진다는 게 방산업계의 전망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