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수용했지만…선수 차출 협력은 거부한 벤투

중앙일보

입력 2021.05.2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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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左), 김학범(右)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대표팀 엔트리의 폭을 넓히라는 축구계 요구를 수용했다. 그러면서도 다음 달 월드컵 예선과 일정이 겹치는 올림픽대표팀의 선수 차출 협조 요청은 사실상 거부했다.
 
벤투 감독은 24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다음 달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출전 엔트리 28명을 발표했다. H조의 한국은 다음 달 ▶5일 투르크메니스탄전 ▶9일 스리랑카전 ▶13일 레바논전(이상 고양종합운동장)을 차례로 치른다. 조 1위가 최종예선에 오른다. A~H조 2위 8개 팀 가운데 1~4위 팀도 최종예선에 오른다.

월드컵 2차 예선 엔트리 새 얼굴
올림픽팀 주축 선수도 대거 뽑아

벤투 감독은 일찌감치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라이프치히) 등 최정예 멤버로 총력전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새 얼굴도 불렀다. 올 시즌 K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낸 두 왼쪽 수비수 이기제(수원)와 강상우(포항)를 발탁했다. 같은 포지션의 홍철(울산)과 김진수(알 나스르)가 부상 여파로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점을 고려했다. 벤투 감독은 “(두 선수를) 오래 관찰했고, 기술적으로 충분한 수준이라 판단했다. 한일전 0-3 패배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24세 이하) 배려는 부족했다. 벤투 감독은 원두재, 이동경(이상 울산), 송민규(포항) 등 24세 이하 선수를 대표팀 엔트리에 포함했다. 벤투 감독은 “병역 혜택의 중요성이나 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알지만, 월드컵 예선이 더 중요한 것 아닌가. 정상적인 선수 차출 기준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에 이어 기자회견에 나선 김학범 감독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 감독은 “유럽인(벤투 감독)에게는 올림픽이 아무것도 아닐지 몰라도, 한국과 일본 분위기는 다르다. 와일드카드(25세 이상 선수)를 포함해 완전체로 평가전을 준비하는 일본이 부럽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올림픽팀은 다음 달 12,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평가전을 치른다. 다음 달 말 최종 엔트리 18명 확정을 앞두고 선수를 점검할 마지막 기회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