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민 3명 중 1명, 문화생활 '제로'
24일 서울시가 서울시민 5000명과 서울문화재단 회원 등 '문화관심집단' 1413명 등을 조사해 내놓은 ‘2020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평일 평균 여가는 2018년 3.2시간에서 3.6시간으로 늘었다. 휴일 여가도 6시간에서 6.5시간으로 많아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늘었고 통근 시간도 줄었기 때문이다. 감염 우려에 회식·회의 등 집단 활동이 줄어든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시민 문화활동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문화예술 관람 횟수는 연평균 6.8회였지만 지난해에는 4.2회로 38% 줄었다. 지출비용도 같은 기간 12만원→7만4000원으로 38% 감소했다. 특히 일반시민 3명 중 1명 이상(36.9%)은 지난해 문화생활을 아예 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년 전(24.4%)보다 12.5%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일반시민이 가장 많이 한 문화예술 활동은 극장에서 영화를 본 것(52.7%)이었지만 2년 전(65.2%)보다 12.4%포인트 떨어졌다. 문화관심집단은 ▶축제(-37.4%)▶극장영화(-25.9%)▶박물관(-26.0%)▶음악공연(-24.7%)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관람 경험이 줄었다. 특히 건강에 민감한 60대는 지출 비용과 관람 횟수 모두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행복도 떨어지고, 공연업계 매출 91% 감소
이는 공연업계 전체 매출에도 타격을 줬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공연업계의 지난해 12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91% 줄었다. 지난해 2월부터 취소된 대중문화 공연만 약 600건에 달한다. 단 서울시는 오프라인→온라인으로의 대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민의 39.7%가 “온라인 대체 콘텐트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단 응답자의 70.6%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관람활동에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현장감을 느낄 수 없는 화면 구성(38.5%), 음질이나 화질이 좋지 않음(19.6%)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평가됐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문화예술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중·장기적인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시니어 계층을 위한 문화예술 공연 등을 마련하고, 수준 높은 온라인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