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의견이었다. 스마트폰으로 시청하던 OTT(U+모바일tv)를 보다 넓은 화면으로 감상하기 위해 인터넷TV(IPTV)와 연결하려고 했더니, 스마트폰과 리모컨을 30차례 이상 조작해야 한다는 불만이었다.
“자막 키워 달라” 청각장애인 민원도 해결
LG유플은 지난 1분기 매출 3조4168억원, 영업이익 2756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5세대(G)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와 IPTV, 초고속 인터넷 등 주요 사업이 골고루 성장했다.
이 같은 깜짝 실적을 올린 비결로 회사 측은 ‘고객 페인포인트(pain point·불편) 제로’ 활동을 꼽았다. 스마트폰-TV 자동연결 기능처럼 사용자 편의 개선에 적극 투자하면서 질적 성장을 이뤘다는 설명이다. LG유플 관계자는 “이런 고객 불편·불만 개선을 통해 이른바 ‘찐팬(열성 적인 고객)’을 확보하면서 매출과 가입자가 동반 상승했다”고 말했다.
고객 불만·불편 개선해 ‘찐팬’ 늘렸다
해당 부서는 그동안 맡은 과제의 90% 이상을 실제 기능과 서비스로 연결했다. 청각장애인으로부터 “TV를 볼 때 나타나는 자막 크기를 조절하고 싶다”는 불편이 접수되자 ‘시청각 보조 방송’에서 자막 크기를 확대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또 “유아 콘텐트인 ‘U+아이들나라’ 내에서 검색이 안 된다”는 지적에 홈 화면에서 콘텐트 검색이 가능하도록 바꿨다.
난해한 통신용어를 고객이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바꾸는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가령 CTN→휴대폰번호, PPS→선불휴대폰 등인데, LG유플은 지난해까지 3700건 이상의 언어를 순화해왔다.
황현식 “회사 이해관계와 충돌 땐 고객 지향”
이 같은 ‘찐팬 확보’는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올 초 취임하면서부터 제시해온 경영철학이다. 황 사장은 최근 사내 메시지를 통해 “업무 중 고객가치와 회사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가 있다”며 “이럴 때는 고객 관점의 의사결정을 지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광모 LG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오늘의 LG를 만들어준 근간이자 미래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고객”이라며 “고객을 세밀히 이해하고 감동을 완성해 LG의 팬으로 만들자”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