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 기자회견이 끝날 때쯤 문 대통령에게 손짓하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 폭스뉴스 기자가 미확인 비행 현상(UAP·일반적으로 UFO) 관련 질문을 던지자 “그(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다시 물어보겠다”고 답한 뒤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연단을 함께 내려가자며 사용한 표현은 친밀한 관계에서 사용하는 호칭인 “브로(bro)”였다.
함께 무릎 굽히고 참전 용사와 촬영
문 대통령, 회담 뒤 ‘케미’에 만족감
“유머있고 쾌활…사람 편하게 대해줘”
회담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23일(한국시간) 워싱턴DC에서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이동하면서 페이스북 등에 “최고의 회담”이었다며 “(바이든 대통령 등은) 모두 쾌활하고, 유머 있고, 사람을 편하게 대해 주는 분들”이라고 썼다.
단독회담은 오찬을 겸해 진행됐는데 게살을 이용한 음식인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가 식탁에 올랐다. “미국 측은 해산물을 좋아하는 문 대통령의 식성을 고려했다”고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설명했다. 한·미 정상은 마스크를 벗은 채로 회담을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 등에 “코로나 이후 최초의 해외 순방이고 대면 회담이었던 데다 최초의 노마스크 회담이어서 더욱 기분이 좋았다”고 썼다.
◆“여성 기자들 없나요” 논란=지난 21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문 대통령이 한국에서 온 기자단 쪽을 바라보며 “우리 한국은 여성 기자들이 없나요”라고 말해 다소 논란이 됐다. 일부 미국 기자가 이 장면을 트윗에 묘사했는데 “이상하게 보였다(seemed odd)”는 댓글이 달렸다. 미국에서는 공개 석상에서 특정 성별을 언급하는 게 낯설다. 여성을 우대하는 것도 대놓고 하면 성차별주의(sexism)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이 열리면 기자회견에서 각 정상이 자국 기자 2명씩 질문권을 주는 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모두 여성인 ABC뉴스 메리 앨리스 팍스 기자와 CBS 뉴스 낸시 코즈 기자를 호명했다. 이에 맞춰 문 대통령도 여성 기자에게 기회를 주려 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워싱턴=공동취재단·박현영 특파원, 서울=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