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의 원조’ 레서판다의 심장 패는 이 장면, 이유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5.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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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서판다가 사육사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왕준열PD

앙증맞은 외모와 귀여운 표정으로 사람들을 무장해제 시키는 이 녀석. 너구리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전 세계에 3000마리밖에 남지 않은 레서판다입니다. 사육사와 하이파이브도 하고, 때로는 곰처럼 앞발을 들어 커다란 덩치를 자랑하는데요. 레서판다는 왜 이런 행동들을 하는 걸까요?

[애니띵]에버랜드 레서판다를 만나다


#자세한 스토리는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구상에 3000마리 남은 '원조 판다'

에버랜드 레서판다. 왕준열PD

지난 10일 에버랜드 판다월드. 나무 위에서 늘어져 낮잠을 자는 자이언트판다와 달리 레서판다 두 마리가 집안 곳곳을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대나무 장난감을 갖고 노는 걸 좋아하는 조심스러운 성격의 수컷 레시, 체구는 좀 더 작지만 활발하고 대범한 성격의 암컷 레몬입니다.
  
판다의 원조라고 불리는 레서판다는 자이언트판다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다고 하는데요. 에버랜드에서 레서판다를 돌보고 있는 이세현 사육사를 만났습니다.


레서판다는 어떤 동물인가요?
 
레서판다는 전 세계적으로 3000여 마리밖에 남아있지 않은 친구예요. 너구리와 비슷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판다와 똑같은 친구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털 색깔은 조금 붉은 빛을 띠기 때문에 레드판다라고도 많이 불리는 친구들입니다. 멸종위기 단계 중에 위기종으로 분류가 되어 있어서 저희가 잘 지키고 보전해야 하는 친구들이죠.
 
왜 판다가 아니라 레서판다라고 불리나요?
 
판다라는 이름을 레서판다가 먼저 사용을 했습니다. 그 이후에 자이언트판다가 발견됐고, 좀 더 알려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판다 하면 자이언트판다를 먼저 떠올리게 됐고요. 레서판다는 '작은 판다'라는 의미에서 레서판다(Lesser Panda)라고 불리게 됐습니다.
 
레서판다도 판다처럼 대나무만 먹나요?
 
주식은 판다와 마찬가지로 대나무를 먹는데요. 자이언트판다들은 굉장히 두껍고 넓은 잎이나 줄기도 먹는 친구들이고요. 레서판다는 턱 힘이 좀 약해서 부드럽고 얇은 잎을 주로 먹습니다.
 

레서판다 애교, 이유가 있다 

레서판다가 앞발을 높이 들어 만세를 하는 모습. 왕준열PD

사육사들이 손을 내밀자 하이파이브를 하고, ‘아~’ 하고 입을 크게 벌리는 레서판다들. 알고 보니 레서판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행동 유도 훈련이라고 하네요.
 
때로는 꼬리의 힘을 이용해 일어선 뒤에 곰처럼 앞발을 높이 들어 만세를 하는데요. 이 사육사는 보통 두 가지 상황에서 레서판다가 이런 행동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신이 굉장히 가깝게 생각하는 친구들을 만나면 장난치듯이 앞발을 들어 행동하는 것을 보이고요. 반대로 좀 덩치가 큰 맹수나 적을 만나면 몸을 좀 더 크게 보이기 위해서 앞발을 듭니다.” -이세현 사육사

  

레서판다 2세 프로젝트 성공할까?

에버렌드 레서판다 레시와 레몬이. 천권필 기자

레서판다는 야생에선 평균 수명이 8~10년이지만, 사육환경에서는 보통 5~10년 정도 더 살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이곳에서는 레시와 레몬이의 2세 만들기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사육사의 기대와 달리  레시와 레몬은 서먹서먹해 보이네요.
 
레시와 레몬이의 사이는 어떤가요?
 
두 친구가 이곳에서 처음 만났기 때문에 처음에는 굉장히 거리를 유지했고요. 지금은 많이 조금 가까워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여느 동물들처럼 스킨십을 강하게 하면서 붙어 있다거나 서로 그루밍하는 행동은 보이지 않고요. 그래도 조금씩 거리가 가까워져서 어느 정도는 전보다는 많이 가까워진 상태입니다.
 
레서판다도 자이언트판다처럼 새끼를 낳는 게 굉장히 어렵다고 하는데?
 
레서판다도 야생에서는 단독 생활을 하는데 이 번식기 때만 잠깐 만났다가 떨어져서 단독 생활을 하는 친구들이에요. 1년에 이 친구들이 계절번식을 하는데, 계절 중에도 짧게는 하루 이틀, 길게는 1주일 정도만 만나서 집중적으로 번식 행동을 하기 때문에 굉장히 번식이 어려운 친구들이에요.
 
이 사육사는 “아이바오와 푸바오, 러바오를 보면 굉장히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꾸미고 있어서 레시와 레몬이도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두 친구가 2세를 출산해서 행복한 가정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하는데요.

 
사육사의 바람처럼 레시와 레몬이도 아기 판다 푸바오처럼 귀여운 새 식구를 맞을 수 있을까요?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영상=왕준열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