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다시 출렁였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인사이더는 “머스크가 해당 트윗을 올린지 4분 만에 도지코인 가격이 15% 치솟았다”고 전했다. 암호화폐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21일 오후 5시 45분 현재 도지코인은 에는 38.52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24시간 전보다 5.51% 올랐다.
"닥쳐라" "사기 그만쳐라" 비난 쏟아져
실제로 머스크의 ‘사이버바이킹’ 트윗에는 “사기 좀 그만 쳐라” “입 좀 닥쳐라” “당신 트윗 때문에 모든 것을 잃고 길에 나앉았다” 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머스크의 잇따른 트윗으로 인해 이미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가격은 급락했다.
그런데도 트윗으로 도지코인 띄우기에 나서자 투자자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비난이 거세지자 머스크는 “도지코인을 판 적도 없고, 팔지도 않겠다”고 선언하는 트윗을 또 남겼지만, 양치기 소년으로 신뢰를 잃은 투자자의 마음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1월 트위터 프로필 ‘#bitcoin’ 해시태그
이후에도 머스크는 음성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서 “나는 비트코인 지지자”라고 선언하며 비트코인을 계속 띄웠다. 머스크 효과는 지난 2월 테슬라가 자사 차량을 살 때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고, 비트코인에 10억 달러 규모를 투자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테슬라가 1분기에 비트코인을 팔아 1억100만 달러의 수익을 본 사실을 알려지며 머스크는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투자자의 뒤통수에 강펀치를 날린 것이다.
4월 “테슬라 비트코인 결제 철회” 트윗
머스크가 뒤흔든 건 비트코인만이 아니다. 도지코인도 머스크 리스크에 몸살을 앓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1월부터 “도지코인은 우리 모두의 암호화폐”라며 지속해서 도지코인을 트위터에서 언급했다. 자신과 도지코인 시바견 로고를 합성한 이미지도 계속 게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도지코인 가격은 지난달 연초대비 6000%까지 상승했다.
'도지파더' 칭하곤 SNL서 “도지코인은 사기”
하지만 머스크는 정작 SNL에선 진행자가 “도지코인은 사기냐”라고 묻자 “그렇죠”라고 농담으로 답했다. 해당 발언 이후 도지코인 가격은 30% 넘게 하락했다. 하지만 다음날엔 “스페이스 X는 내년 도지-1 위성을 달로 보낼 것이며, 프로젝트 자금은 도지코인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도지코인 가격은 다시 20% 치솟았다.
머스크 해임 목표인 암호화폐까지 등장
머스크를 끌어내리겠다는 결의까지 다질 정도다. 스톱일론 측은 스톱일론 발행으로 만든 자금으로 테슬라 경영권을 확보해 머스크를 CEO 자리에서 해임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다.
외신들도 머스크에 대한 신뢰를 거두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머스크가 5500만명 트위터 팔로워를 통해 시장에 반복적으로 장난을 치는 것도 지겹고, (여기에 휘둘리는) 암호화폐 도박꾼들이 안쓰럽다고 느끼기도 힘들 정도”라고 했다.
미 경제잡지 포브스는 “머스크는 확실히 비트코인의 단점을 조명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그의 영향력은 거의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머스크의 도지코인 관련 트윗에 “머스크의 도지코인 트윗이 점점 더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게 된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적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