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츠랩]구리 얇게 편 동박이 대박···2차전지 떡잎주, 될성부르다

중앙일보

입력 2021.05.21 10:00

수정 2021.08.0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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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포함, 전기차 관련주가 주춤합니다. 성장주 시대가 저물었으니 인플레 관련주로 갈아타라는 투자조언이 넘칩니다. 그래도 주식에 투자하는데 성장하는 산업을 아예 외면할 수 있을까요. 성장 스토리를 갖추면서도 인플레이션 덕을 톡톡히 볼 기업이라면 혹시 소재주? 오늘은 솔루스첨단소재입니다.

동박. 솔루스첨단소재

· 구리 얇게 편 동박, 반도체·5G로 수요 폭발
· 2차전지용 동박, 막내지만 가파른 성장 예고
· 요즘 대세 OLED소재까지…골고루 있어 덜 불안
 솔루스첨단소재, 이름대로 ‘첨단’의 ‘소재들’을 생산하는 회사입니다. 2019년 ㈜두산이 사업부를 분할해 만든 두산솔루스가 전신. 두산이 ‘미래 먹거리’라며 야심차게 투자했는데, 구조조정 때문에 지난해 12월 약 7000억원에 팔았습니다. 새 최대주주는 스카이레이크 롱텀 인베스트먼트라는 사모펀드.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이 회장이라 흔히 ‘진대제 펀드’로 부르죠.

솔루스첨단소재

크게 네 가지를 생산합니다. ①동박 ②전지박 ③OLED소재 ④바이오. 1분기 매출 기준으론 60%가 동박, 24%가 OLED소재입니다.
 

동박 만드는 과정. 솔루스첨단소재

동박=구리를 아주 얇게 펴서 종잇장처럼 만든 겁니다. 반도체, 5G장비에 들어가는 특수동박은 아무나 못 만들죠. 머리카락 굵기보다 얇은 동박을 일정한 두께로 넓고 길게, 울지 않게 뽑는 게 기술입니다.
 
이 동박 몸값이 요즘 아주 높아졌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용 동박이 품귀를 빚으며 다들 못 사서 안달났습니다국제 구리가격이 뛰면서 동박가격이 덩달아 올랐고요. 중국이 5G 인프라 투자에 나서면서 수요는 더 폭발. 솔루스첨단소재는 룩셈부르크 동박공장을 증설 중입니다(연간 생산량 1.2만톤→내년 1.5만톤). 반도체·5G용 동박 사업은 당분간 맑고 화창!

셔터스톡

전지박=전기차 배터리 음극재에 들어가는 동박입니다. 기술력이 필요해서 아무나 못 뛰어들죠. 한국에선 일진머티리얼즈, SK넥실리스와 함께 전지박 3총사. 셋 중 솔루스첨단소재는 가장 막내입니다. 헝가리 공장이 완공된 게 지난해 10월이죠.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보니 실적은 별볼 일 없습니다. 새로 공장을 가동하다보니 수율(제대로 된 제품이 나오는 비율)이 낮고, 돈 들어갈 일이 많아 전지박에선 적자입니다. 올 3분기에야 손익분기점 도달할 듯. 
 
그런데도 벌써부터 전지박 부문 가치를 1.66조원으로 본다네요(유안타증권). 이유는 세가지. 일단 전지박 자체가 너무나 핫하고요(공급 부족),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는 유럽에서 유일한 전지박 공장이란 프리미엄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공격적인 증설계획(현재 1.2만톤→2025년 9만톤)과 그 투자금을 뒷받침할 든든한 뒷배(?)가 있다는 점. 스카이레이크의 두산솔루스 인수대금 중 약 40%(2900억원)를 롯데정밀화학이 댔거든요. 아직은 떡잎이지만 좋은 땅에서 비료 팍팍 주며 키울테니 될성부를 거란 기대감 팍팍.

셔터스톡

 ③OLED소재=스마트폰·TV 시장에서 점점 OLED가 대세로 떠오릅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OLED에 들어가는 기능성 소재 aETL(청색 소자 밝기를 30% 이상 높여줌)을 독자개발, 8년째 시장을 독점 중인 대표 OLED소재주입니다. 
 
하반기에 삼성디스플레이가 TV용 QD(퀀텀닷)-OLED 패널을 양산할 거란 점이 큰 호재.  65인치 OLED TV 1대에 스마트폰 300개 분량의 소재가 들어간다는 군요. 실적 전망 매우 맑음. 
 
중국 패널업체들의 ‘OLED 굴기’를 위해 투자를 늘리는데요. 그걸 노리고 중국 장쑤성에 OLED소재 공장도 짓고 있습니다(2022년 하반기 가동 예정). 중국 덕 좀 볼 듯.

솔루스첨단소재 바이오 연구원.

바이오=화장품·의약품·건강기능성식품 원료도 만듭니다. 피부장벽을 구성한다는 세라마이드가 대표 제품. 작년에 화장품 브랜드(마이스킨솔루스)도 론칭했는데, 잘 팔리는지는 아직??
2차전지 소재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OLED와 반도체, 5G까지. 유망 산업에 모두 걸쳐 있는 소재기업. 요즘 같은 때는 ‘2차전지 올인’의 순수 전기차 배터리 업체보다는 덜 불안해보입니다.
 
물론 결국 성장은 전지박에 달려있습니다지금 5%도 채 안 되는 전지박 매출 비중을 2023년에 40%로 늘리겠다는 야심찬 목표입니다. 그러려면  ‘수율 안정+추가 증설+수주 확보’ 3박자가 딱딱 맞아야죠. 일단 전지박 2공장은 짓고 있으니(2022년 하반기 완공), 하반기쯤 신규수주 소식이 들리지 않을까요? 기대해봅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두산은 배아프겠지만, 쑥쑥 커나갈 떡잎!
이 기사는 5월 17일 발행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