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설립된 모금회의 수장을 사회복지 전문가가 맡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종교계·법조계·재계 출신 저명인사들이 맡아왔다. 명망가를 내세워 기부금을 좀 더 수월하게 모금하기 위해서다.
조흥식 서울대 명예교수 회장 추대
“모금회 설립·안착 10년간 도와
23년만에 회장으로 돌아왔다
코로나 블루 심각, 복지서비스 필요”
조 교수는 최근 3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을 맡았고,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공동회장, 서울대 교수협의회회장, 한국사회복지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 회장 선임 배경이 뭐라고 보나.
- “모금회 설립 이후 모금이 잘 되게 하기 위해 저명인사가 회장을 맡았다. 복지계 출신은 주로 부회장을 맡았다. 이제는 경제성장과 함께 사회복지가 중요한 시기다. 복지국가를 논하게 됐고, 기업도 자연스럽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회적 연대의식과 공동체 의식이 매우 중요하게 됐다. 복지의 전문성, 현장 경험, 모금회 활동 전력 등이 회장 선임의 배경이라고 생각된다.”
- 모금회와 관계가 깊나.
- “99년 모금회 설립 때부터 기여했다. 배분분과 부위원장을 하다 위원장 4년, 기획홍보분과위원장 2년을 했다. 10년간 모금회의 설립과 안착을 도왔다. 23년 만에 회장으로 돌아왔다.”
- 어떤 일에 집중할 건가.
- “복지는 국가만으로는 안 된다. 국가 복지는 제도와 법률이 뒷받침해야 가능하다. 신속하게 움직일 수 없고, 뭔가 하고 싶어도 제때 못한다. 민간복지는 다르다. 긴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모금회는 민간복지 기구이다. 국가 복지를 보완하며 민관 협력 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데 집중하겠다. 인간의 이타주의, 호혜성을 발휘하도록 노력하겠다.”
- 코로나19에도 기부가 늘었다는데.
- “한국인은 어려울수록 남을 도우려는 심성을 갖고 있다. 빈부격차, 불평등을 줄여나가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
- 코로나19 상황에서 모금회가 할 일은.
- “코로나 블루(우울증)가 심각하다. 돈을 주는 복지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코로나 블루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데에 신경 써야 한다. 이들을 위한 서비스를 내놔야 한다.”
- 고(故) 이건희 회장의 기부를 어떻게 보나.
- “사회적 영향이 매우 크다고 본다. 나눔의 이미지를 확산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술품 기부를 통해 마음을 통합시키는 역할을 할 거다. 이 회장이 이런 문화 확산에 물꼬를 틔웠다.”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