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보다 순이익 361% 급증
이처럼 괄목할 성적표는 '코로나 기저 효과'도 뛰어넘는 성과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1분기와 비교해도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각각 57%, 132%씩 늘었기 때문이다. 코스피 상장사 전체 매출의 12.2%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빼고 봐도 실적 호조세가 뚜렷했다. 삼성전자를 뺀 상장사의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년 전보다 각각 175.4%, 627.8%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은 줄고 수익성만 좋아져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가 많았다. 기업이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반면 올 1분기엔 외형도 커졌고 이익은 더 가파르게 늘었다.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2.16%에서 올 1분기 9.12%로 6.96%포인트나 높아졌다. 기업들이 올해 1분기에는 1만원어치를 팔아 912원을 남겼단 뜻으로, 실속도 좋아졌단 얘기다.
화학·철강·서비스 업종 날았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백신 집단면역을 앞두고 제품 생산을 위한 재고 확보 과정에서 화학·철강 등 중간재 수출이 잘 된 것이 실적 호조의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손익계산 등이 일반 제조업과 달라 별도로 집계한 금융업에서는 증권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연초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진 영향이다. 증권업의 1분기 순이익은 1년 전보다 467.1% 급증했다. 보험과 은행은 각각 156.6%, 18.5% 늘었다.
코스닥 상장사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상장사 1011곳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53조267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3% 늘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8.3%, 238.8% 급증했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6.74%로, 1년 전보다 4.5%포인트 높아졌다.
2분기 실적도 호조 예상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제조업의 수출 호조로 2분기 실적도 괜찮을 것 같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도 시차를 두고 3~4분기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국내 수출은 1년 전보다 41.1% 증가해 10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정명지 팀장은 "다만 물류비 급등이 이어지면 수출은 유지돼도 마진(이윤)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