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역 주변은 하루 평균 유동인구만 4만5000명에 이르는 경기도 평택시의 최대 번화가다. 집창촌 부지는 그중에서도 알짜배기 땅으로 꼽힌다. 이에 평택시는 민간 주도 사업 등으로 몇 차례 집창촌 부지의 개발을 추진했지만, 보상 문제 등으로 번번이 사업이 무산됐다.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가까운 수원역 집창촌이 이달 말까지 자진 폐쇄하기로 하면서 술렁이는 분위기다. 벌써 ‘역세권 개발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골목에 걸리기도 했다.
수원역 집창촌 자진 폐쇄의 여진이 경기 지역의 다른 집창촌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지자체마다 번번이 실패하던 사업이었기에 ‘이번엔 진짜’ 폐쇄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각 지자체와 경기 남부·북부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성매매 집결지는 수원역 집창촌, 평택역 삼리, 파주 용주골, 동두천 생연 7리 등이다.
수원역 집창촌에 이어 확산
파주시 용주골은 현재 재개발 조합이 설립된 상태고 동두천시 생현7리는 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기금 마련에 돌입했다.
지자체들이 집창촌 개발에 희망을 갖는 것은 노른자위 땅에 입지한 영향이 크다. 경기도의 집창촌은 1950년 이후 역, 버스터미널, 미군 주둔기지 근처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들어섰다. 그래서, 정비 사업의 필요성도 크고 이에 따른 반발과 보상 문제도 복잡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업주들 인식에 영향
경찰과 소방이 단속이 강화된 것도 영향을 줬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달 수원역 집창촌에서 업소 5곳을 운영하며 128억원을 챙긴 일가족 8명을 구속·입건하고 62억원을 기소 전 추징 보전 명령을 통해 동결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해 11월 파주 용주골 성매매업소에 지적장애 여성들을 넘긴 일당을 적발했다.
그러나, 여전히 폐쇄를 반대하는 업소들이 있다. 일부 업주와 성매매 종사자들은 "강제 철거하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반발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성매매는 불법이지만 업소는 사유재산이라 지자체 등이 함부로 철거할 수 없다.
경찰과 지자체는 업주들을 설득해 자진 폐쇄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북부경찰청 관계자는 "개발 열풍 등으로 마음을 바꾸는 업주들도 나오고 있다"며 "지자체와 협력해 업주들의 자진 폐쇄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