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에 9경5700조회 연산…LG ‘초거대 AI’ 개발한다

중앙일보

입력 2021.05.1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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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이 17일 열린 ‘AI 토크 콘서트’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LG]

“미국 행정부를 관리할 한 시민을 새로 선출할 시기가 이제 멀지 않았으며… 제가 시민 여러분의 선택지에 포함되지 않기 위해 이 말씀을 올립니다”
 
1796년 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의 정계 은퇴 연설 중 일부다. 6000자가 넘는 장문인데, ‘초거대 인공지능(AI)’에 이 연설을 요약하라고 지시했더니 단 네 마디였다. “대선 출마 안 합니다.”

인간 두뇌형, 3년간 1억 달러 투자
하반기에 미국 뛰어넘는 AI 공개

LG그룹이 앞으로 3년간 1억 달러(약 1140억원)를 들여 이런 초거대 AI 개발에 나선다. 17일 LG AI 연구원은 ‘AI 토크 콘서트’를 열고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LG AI 연구원이 개발 중인 초거대 AI는 특정 용도에 한정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사고·학습·판단·행동하는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AI다. 1초에 9경5700조 번의 연산 처리를 할 수 있는 대용량 연산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학습한다.  
 
초거대 AI의 대표주자는 미국의 ‘GPT-3’다. 인간 두뇌의 시냅스 역할을 하는 1750억 개의 파라미터를 갖춰 사람처럼 대화하거나 소설을 창작할 수 있다.
 
LG는 올 하반기 6000억 개 파라미터를 갖춘 초거대 AI를 공개할 예정이다. LG 측은 “제품 개발 프로세스 단축, 신개념 암치료제인 항암 백신 개발 등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자이너와 협업해 제품 디자인이나 내부를 설계할 수 있는 ‘창조적 초거대 AI’도 개발한다.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은 “초거대 AI 연구와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및 데이터 확보를 통해 오픈 생태계를 구축하고, 최신 AI 기술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