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그리움을 만드는 소리가 보리피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머리빗을 얇은 비닐로 덮어 입술을 간질이며 부는 피리도 있고요. 지천으로 피어있는 민들레 줄기로 만든 피리, 봄철 물이 많이 오른 갯버들로 만든 피리, 강가의 갈대나 산에서 만나는 억새 그리고 발끝에 걸리는 바랭이 풀로 부는 피리 등 무궁무진하죠. 물오른 버드나무 가지나 밀짚 토막 따위로 만든 피리를 호드기라고도 한답니다.
소리를 내는 모든 것들이 피리가 되고 노래가 되고 놀이가 되고 그리움이 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만나는 모든 것들이 노래가 되고 놀이가 되기를 바라며 풀피리를 글로 배웠어요. 글로 배운 피리들이 실제로 소리를 내주니 참 신기하고 감사합니다. 봄을 만끽할 수 있게 버드나무와 민들레 줄기로 피리 만드는 법을 정리해 봤습니다.
“니~나니나니~나니나니~나니나니~”를 바라지만 그저 “뿌우~삐이~” 합니다. 그래서 ‘호둘기(호드기의 방언)’라고 부르나 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노랫가락이야 마음에 싣고 그저 신나게 봄을 불어봅니다. “뿌우~ 삐이, 삘리리~ 늴리리~” 자연과 놀이를 함께 즐겨보세요.
버들피리 만들기
민들레 피리 만들기
1 꽃이 지고 난 뒤 길쭉해진 민들레 줄기를 알맞은 길이로 잘라줍니다.
2 한쪽 줄기의 끝부분을 손으로 살짝 눌러줍니다.
3 길게 자르면 낮은음이 나고, 짧게 자르면 높은음이 납니다. 입 안쪽으로 피리를 깊게 물고 입술로 살짝 눌러 불면 됩니다.
글=안정민(놀이하는사람들 강원원주지회), 사진=놀이하는사람들, 정리=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