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하에 피는 대표적인 꽃이 이팝나무라고 하는 나무의 꽃입니다. 입하에 핀다고 해서 입하나무에서 이팝나무가 되었다고도 해요. 길거리에 가로수로 많이 심는 나무기도 하죠. 요즘 흰색 꽃을 뽐내고 있는데요. 멀리서 보면 마치 밥알들이 가득 올라와 있는 것 같아요. 그 모습이 마치 쌀밥 같아서 이팝나무라고 부른다고도 합니다.
이팝나무의 이름이 입하라는 절기에서 왔다는 이야기와 쌀밥을 닮아서 그렇다는 이야기 중에 후자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하는데요. ‘조팝나무’가 있기 때문이에요. 조밥을 닮았다는 조팝나무가 있는 걸 보면 이팝나무도 이밥에서 온 게 아닐까 싶죠.
이밥이라고도 하지만 이팝이라고도 부르는 것에 대한 의견도 있어요. 닭 앞에 ‘수’나 ‘암’이 올 때 수탉·암탉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를 적용한 거죠. 앞에 ‘이’ 자에서 ‘ㅎ’ 음가를 갖고 있어서 밥에 연음되어 ‘팝’이 됐다는 겁니다. 하지만 한자 이李가 뒷글자에 ㅎ 음가를 남길 것 같지는 않고 이밥의 ‘이’는 순우리말일 가능성이 높아요. 그럼 무엇을 ‘이’라고 부를까요? 요즘에도 쌀 방아를 찧다 보면 나오는 ‘늬’라는 게 있어요. 늬도 쌀과 관련이 있는 말입니다. 그것처럼 과거에 쌀을 일컫는 말 중에 ‘이’라는 발음과 비슷한 단어가 있었던 건 아닐까 싶어요.
우리 주변 식물들의 비밀 이야기 14 이팝나무 꽃
녹색 이외에 만들기 쉬운 색은 무엇일까요? 아예 색을 만들지 않는 것은 어떨까요? 색을 만든다는 것은 어쨌든 식물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화합물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입니다. 일부러 색을 만들기보다는 그 에너지를 다른 곳에 쓰는 것을 선택한 결과로 보입니다. 바로 꿀을 만들거나 향을 강하게 하는 쪽에 아껴둔 에너지를 쓰겠지요. 밝은색인 데다가 향까지 좋으면 곤충들이 더욱더 많이 올 수 있으니까요. 그런 이유로 식물이 만든 꽃 색깔 중에는 흰색의 비중이 제일 높다고 합니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한다고들 하죠. 오랜 시간 변하지 않는 자신만의 모습을 유지하는 자연을 보면서 흔들리지 않고 더욱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잘 선택하고 그 일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글·그림=황경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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