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목격…조치 기대 안해" 응답 높았다
이 조사에서 20대 여성 응답자 306명 중 가운데 159명은 “최근 1년 새 일하는 곳에서 주위 직원이 성희롱 등을 당하는 것을 보거나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남성 공무원들은 최근 1년 새 성희롱을 목격했거나 들었다고 답한 비율이 12.7%에 그쳤다.
주로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54.8%)가 가장 많았고, 음담패설 및 성적농담(43.2%), 신체 접촉을 하거나 이를 강요(35.7%) 순이었다. 성희롱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에 대해서는 남녀 공무원 모두 “가벼운 성적 농담이나 신체적 접촉을 친밀감의 표시라고 생각하는 조직문화 때문에”라고 답했다. (여: 57.6%, 남: 53.9%)
“서울시 성희롱 대처 기대 안해”
성희롱ㆍ성추행 사건이 적절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이전 사건 처리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꼽았다. 이어 ‘조직 문제가 아닌 개인 문제로 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 ‘묵인ㆍ방관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 등 응답이 뒤를 이었다. 서울시 직원들은 성희롱 예방을 위해 ‘처벌수위 강화’(23.8%)‘가 가장 필요하다고 꼽았다.
2년 전보다 성평등도 후퇴
여성이 보조적 역할에 머문다는 응답도 2018년 1.36점에서 2020년 1.75점으로 높아졌다. ‘특정 성별에 대한 선호 및 부서 진입장벽’ 문항도 2.29점에서 2.34점으로 상승했다. ‘여성은 업무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이 요구된다’는 응답은 1.67점에서 1.96점으로 상승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조직 내에서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 직후 이뤄진 조사라 직원들의 인식이 더욱 나빠졌을 수 있다”며 “이후 조직 내 성폭력 전담 기구가 만들어지고 여러 제도 개선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이후 박 전 시장 피해자에게 공개 사과하고 조직 내 성폭력 근절을 약속했다. 외부전문가들로 구성된 ‘성희롱ㆍ성폭력 심의위원회’도 이달 안에 출범한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