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닫혔던 교문을 열어젖힌 데엔 사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역할이 컸다. “학교 폐쇄로 얻는 이익보다 손실이 더 크다”는 정 청장의 논문이 올 초 알려지면서 마중물(?) 노릇을 했다. 정 청장은 한림대 의대 연구팀과 지난해 5~7월 사이 127명의 소아·청소년(3~18세) 확진자 사례를 분석했는데, 학교 안 감염사례는 약 2%에 불과한 3명이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애당초 학교 문 닫는 방역정책은 왜 했냐”는 타박의 목소리도 일었지만, 종국엔 학생들의 등교 횟수가 늘었다.
전면 등교 발언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 부총리는 지난 1월 말, 전면등교 시점과 관련해 두 가지를 선제조건으로 언급했다. 하나는 지역사회 위험 정도, 또 하나는 백신 접종 상황이다. 이번 발언의 맥락도 그 연장선에 있었는데, 몇 개월 사이 살짝 틀어졌다. ‘교직원 접종이 여름방학까진 끝나야 한다’는 살이 붙었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점, 미국 역시 전면 등교를 저울질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12일 기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인구대비 2차 접종 비율은 35%에 달한다. 1차 접종자 비율은 46%. 자국민의 절반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1차 접종을 마친 미국은 집단면역을 위해 10대들의 접종을 포함해 안전한 등교와 교실 내 밀집도 조절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같은 날 기준 우리의 인구대비 접종 비율은 1.3%, 1차 접종을 완료한 비율은 7.2%다. 분명한 것은 하나다. 부총리의 9월 등교 선언이 마스크와 거리두기에만 의존하는 K방역의 민낯만을 드러내는 일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김현예 P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