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좀 그만 보라고요? 10~20대 “TV는 낯설고 불편한 기기”

중앙일보

입력 2021.05.1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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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가장 친숙한 가전이었던 TV가 10·20대에겐 ‘불편한 기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전후의 세대를 연구하는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13일 발표한 ‘유튜브·넷플릭스 시대 Z세대 TV이용법’ 보고서 결과다. 
보고서는 Z세대를 1996~2006년에 태어난 만 15~25세로, 전기 밀레니얼 세대를 1981~1988년에 태어난 만 33~40세, 후기 밀레니얼 세대를 1989~1995년에 태어난 만 26~32세로 구분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23일부터 3월2일까지 전국의 만 15세 이상 40세 이하 남녀 중 최근 한 달 내 미디어·콘텐트 이용 경험자 9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0대 TV이용률 30대의 절반 

자료 : 대학내일20대연구소

TV에 대한 거리감은 어릴수록 컸다.
최근 한 달 사이 TV를 매일 이용한 Z세대 비율은 10대 후반이 37.9%, 20대 초반이 45.2%에 그쳤다. 같은 밀레니얼 세대 안에서도 매일 TV를 본 응답률은 후기 밀레니얼은 절반이 안 되는 48.3%였지만 40대에 가까운 전기 밀레니얼은 71.8%로 크게 높았다.  

자료 : 대학내일20대연구소

주말에 TV를 이용한 시간을 살펴보면 Z세대는 10대 후반이 2.8시간, 20대 초반이 2.9시간으로, 전기 밀레니얼(4.5시간)보다 1시간 30분 이상 차이를 보였다. 특히 주말에 ‘하루 4시간 이상’ TV를 본 비율은 Z세대가 30% 이하로 전기 밀레니얼(56.8%)의 절반 수준이었다.

‘부모님’과 ‘어렸을 때’ 떠올라

자료 : 대학내일20대연구소

Z세대에게 TV는 현재가 아닌 과거의 기억을 상징한다.
이들은 TV를 떠올리면서 ‘가족’과 ‘부모님’ ‘추억’ ‘올드함’ ‘2000년대’ ‘어렸을 때’를 연상했다. TV가 익숙하거나 편하지도 않다. Z세대 가운데 ‘TV로 보는 게 익숙해서’ TV를 이용한다는 대답은 31.8%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자료 : 대학내일20대연구소

대신 이들은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의 ‘즐거움’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TV 시청 외에 다른 ‘여가활동’을 위해 TV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인터넷이 되는 스마트 TV를 통해 유튜브 콘텐트를 비롯해 운동·노래·공연·게임 등을 큰 화면으로 즐기기 위해 TV를 이용하는 것이다.    
 
장지성 대학내일20대연구소 연구원은 “태어날 때부터 손 안의 스마트폰으로 보고 듣고 생활해 온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보다도 TV이용 횟수나 시간이 크게 떨어진다”며 “Z세대에게 TV는 필수품보다 ‘있으면 좋은 엔터테인먼트 기기’ 정도로 의미가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