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브랜드 시대는 지난 1999년 롯데건설이 처음으로 ‘롯데캐슬’이라는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본격화했다. 지난해 닥터아파트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동일한 입지에서 아파트 구입 시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요건으로 응답자의 40.6%가 브랜드를 꼽았다. 단지 규모(24.2%), 가격(18.72%), 시공능력(8.22%) 등 보다 응답 비율이 높았다.
지난해 말 부동산114의 조사에 따르면 '브랜드 가치가 아파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93.5%가 '그렇다'고 답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 브랜드는 오랜 기간을 걸쳐 축적된 ‘품질에 대한 신뢰’로 볼 수 있다"며 "브랜드 파워가 높을 경우 재건축 시공사 선정, 분양가 책정 등에도 유리하고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도 더 크다"고 설명했다.
'래미안' 브랜드를 사용하는 삼성물산은 지난 11일 기존 한자표기를 영문표기로 바꾼 새 BI(브랜드 정체성)를 발표했다. 새로운 '래미안' BI는 고유한 색상과 형태는 계승하면서 미래지향적 이미지와 확장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2000년 탄생한 래미안은 같은 해 경기 용인 구성 1차 래미안을 시작으로 21년간 전국 총 173개 단지, 16만여 가구에 적용됐다.
'래미안' BI 교체는 2003년과 2007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특히 14년 만에 새 단장이라 눈길을 끌었다. 삼성물산 주택본부장 백종탁 전무는 새 BI를 발표하면서 "재개발, 재건축, 리모델링 등 다양한 주택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거문화의 트렌드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아이파크'로 유명한 HDC현대산업개발도 지난 3월 새 BI를 선보였다. 2016년 이후 5년 만에 BI 리뉴얼을 단행했다. 새 BI는 너비를 넓혔고 글씨체도 더 선명하고 굵게 조정해 브랜드의 위상과 규모감을 표현했다. 포스코건설도 지난해 초 아파트 브랜드 '더샵'의 심벌(#)과 로고(THE SHARP)의 디자인을 변경했다. 한화건설은 2019년 '꿈에그린' '오벨리스크' 등의 주택 브랜드명을 ‘포레나’로 교체했다. 특히 한화건설은 미 분양된 거제 ‘꿈의그린’을 ‘포레나’로 간판을 교체한 후 2차 분양에 나섰는데, 당시 빠르게 매진돼 주목을 받았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