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은 꿈이었다, SKIET 상장 첫날 26% 급락

중앙일보

입력 2021.05.1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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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상장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스1]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 지난달 공모주 청약에서 81조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코스피 상장 첫날 시초가보다 26% 넘게 급락했다. 이른바 ‘따상’(공모가의 두 배+상한가)를 기대했던 공모주 투자자들 사이에서 실망 매물이 많이 나왔다. 다만 상장 첫날 주가를 공모가(10만5000원)와 비교하면 47% 상승했다.
 
11일 코스피 시장에서 SKIET는 시초가(21만원)보다 5만5500원(26.43%) 내린 15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 개장 직후에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를 결정했고 한때 주가가 22만2500원까지 치솟았다.

시초가 21만원, 5만5500원 내려
1.9조 거래, 삼성전자 이어 2위
증거금 81조, 투자자 관심 집중

하지만 6분 만에 분위기가 급변했다.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뒤 한때 15만4000원까지 내렸다. SKIET의 시가총액은 11조155억원으로 마감하며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36위(우선주 제외)에 올랐다.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소재 분리막을 생산하는 SKIET의 최대주주는 SK이노베이션이다.
 

SKIET가 상장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화면에 SKIET 시간대별 주가 그래프가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SKIET의 거래량은 이날 하루에만 1100만 주가 넘었다. 장 초반에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자 한국거래소 전산망에서 주문 처리가 지연되기도 했다. 이날 거래대금은 1조9050억원으로 삼성전자(2조3513억원)에 이어 코스피 시장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외국인은 SKIET 주식 362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은 3531억원, 기관 투자가는 146억원을 순매수했다.
 
SKIET의 목표 주가에 대해 유안타증권은 10만~16만원, 하나금융투자는 14만8000원을 제시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7년 이후 (분리막이 필요 없는) 전고체 전지가 도입되면 분리막 시장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9.87포인트(1.23%) 내린 3209.43으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32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지난 10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55%, S&P500 지수는 1.04% 하락했다. 애플(-2.58%)·아마존(-3.07%)·페이스북(-4.11%)·테슬라(-6.44%) 등 나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내렸다. 코스피 시장에선 삼성전자(-2.4%)와 SK하이닉스(-5.38%)·네이버(-3.59%) 등이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부부장은 “미국 증시 급락으로 국내 증시에서도 투자심리가 위축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