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현대카드는 서울 가회동에 색다른 공간을 열었다. 세상이 빠르게 디지털화하는 가운데 책과 독서라는 아날로그적 매체와 경험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전달하는 디자인 라이브러리였다.
세계적 대중성과 역사적 가치 지닌
‘라이프’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사회 문화 돌아볼 5개 매거진 전시
대형 서가 설치, 청음존도 마련해
현재 현대카드는 디자인 라이브러리를 필두로 트래블과 뮤직, 쿠킹까지 총 4곳의 라이브러리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네 곳의 누적 방문객이 1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11종 8991권, 세계적 매거진의 전권 콜렉션
실무진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희귀본’ 서적을 찾아 동분서주했다. 40개국 이상의 도서관과 관련 기관, 서점에서 검토한 책이 20만 권이 넘었지만 만족할 만한 책을 찾지 못했다.
담당자들은 시행착오 끝에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의 모나리자’가 될 책의 기준을 세웠다. 각 라이브러리 주제 영역에서 세계적 권위를 지닌 책으로, 오랜 시간 변함없는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전 세계 어디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희소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현대카드는 다양한 책과 큐레이션 콘셉트를 검토한 끝에 세계적 매거진의 전권 콜렉션을 갖추기로 결정했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의 주제 영역에서 세계 최고로 평가 받는 매거진은 세계적 권위와 영향력은 물론 역사적 가치도 컸다.
현대카드는 10여 년에 걸쳐 40개국 이상의 도서관과 관련 업체는 물론 수천여 명의 개인소장가를 수소문해 매거진을 수집했다. 담당자들은 9000여 권에 달하는 책을 모두 읽고, 모든 페이지를 검수했다. 찢어진 페이지나 오염된 페이지가 있는지 살폈다. 문제가 발견되면 동일한 제호의 새로운 책을 다시 찾아 나섰다.
이렇게 해서 소장할 매거진이 결정되면 한 권 한 권 코팅지로 책 커버를 입히고, 양장본으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 책을 보호하면서 방문자가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작업까지 끝내야 비로소 고객 앞에 내놓을 수 있는 전권 콜렉션의 한 권이 완성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네 곳의 현대카드 라이브러리는 ▶20세기 포토 저널리즘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 ‘라이프(LIFE)’ ▶13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세계 최고의 탐험·지리 매거진 ‘내셔널 지오그래픽(the National Geographic)’ ▶전 세계 대중음악계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롤링스톤(Rolling Stone)’ 등 총 11종 8991권의 전권 콜렉션을 갖추고 있다.
전권 콜렉션의 정수를 담은 전시
네 곳의 라이브러리가 보유한 11종의 전권 콜렉션 중 세계적 대중성과 역사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5개 매거진을 전시로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이번 전시는 각 분야에서 독보적 영향력을 지닌 5개 매거진을 통해 20세기부터 현재까지 사회 문화 전반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현대카드 스토리지 두 개 층에 걸쳐, ‘인트로’ 존과 5대 매거진 존 등 여섯 개 존으로 구성돼 있다. ‘인트로’ 존에는 전권 컬렉션의 역사와 193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세계사적 사건을 정리한 대형 연표를 설치했다. 해당 매거진의 발자취가 세계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한 것. 5대 매거진 전시공간에서는 각 매거진의 창간호와 발행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주요 제호, 관련 사진, 영상, 소설 단행본 등을 통해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롤링스톤’ 존에는 매거진의 성격에 걸맞게 청음존을 별도로 마련해 매거진과 함께 세계 대중음악사에서 큰 의미를 지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전시장 내에 8991권에 이르는 전권 콜렉션의 모든 매거진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대형 서가를 설치하고, 관람객이 자신의 태어난 시기의 매거진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채로운 볼거리와 경험을 제공한다.
김승수 중앙일보M&P 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