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창원공장 하청업체에서 근무하는 김모(63)씨의 말이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아들과 함께 살던 그는 최근 혼자가 됐다. “아들이 분가를 결정한 지난해부터 집값이 치솟으면서 창원에선 집을 살 엄두를 못 냈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제조업 하청업체 몰려
아버지·남편 혼자 남은 경우 많아
전문가들은 높은 집값과 지역사회에 대한 애착, 제조업 일자리가 많다는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창원시정연구원의 이영 박사는 “창원이 김해보다 집값이 1억~2억원 정도 비싼 탓에 자녀는 김해, 양산 등지로 빠져나가고 경제력 있는 60대 부모만 창원에 남는 경우가 많다”며 “젊은 층이 많이 살던 의창구와 성산구 집값이 지난해 많이 올랐다는 점에서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산구 또한 같은 기간 아파트 3.3㎡당 매매가격이 평균 934만9000원에서 1171만3000원으로 25.3%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성산구 가음동 B아파트(전용면적 100㎡)는 5억2000만원에서 8억원으로 54% 올랐다.
2019년 기준 중장년층(40~64세) 1인가구(5만1658가구)에서 남성 비중(50.2%)이 여성(30.5%)보다 1.7배 많은 것도 일자리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인숙 경상남도여성가족재단 기획조정실장은 “LG, 한화, 두산 등 대기업과 하청업체가 많아 남편 혼자 창원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창원에 대한 애정이 고령층에게서 높게 나타나는 측면도 있다. 2012년을 전후해 제조업 경기가 하락하면서 젊은층은 떠나갔지만 60대 이상은 상당수가 창원에 남았다. 이영 박사는 “계획도시로 성장하던 1980년대부터 창원에서 살아온 60대는 지역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창원은 내가 만들었다는 심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창원은 2019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3.4%로 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창원시 노인장애인과 관계자는 “지난달 8일 금강노인종합복지관 증축 공사에 착수하는 등 복지관과 경로당을 계속 짓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김현예·최은경·이은지·김준희·박진호·백경서·최연수 기자 hy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