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공정=이거 20대 남자만 좋아하나요. 저희 세대가 경쟁이 치열한 건 맞는데요. 40년 전 저희 부모님이 학력고사 칠 때도 그랬고요. 전쟁 통에 안 굶으려고 몸부림쳤던 조부모 세대보다 처절하게 살았다고 할 수도 없어요. 다르다면 그때와 비슷하게 노력해도 같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거겠죠. 뭔가 새로운 발견이라고 놀라워하지 마세요. 불공정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 그거 다들 싫잖아요. 그동안 별의별 착한 척은 다 해놓고 정작 이건 모르는 척, 아닌 척하면서 굳이 상식 밖에 서려 했던 인지부조화가 어처구니없었던 거죠.
②젠더=제 입사 동기가 8명인데요. 5명이 여성이에요. 그렇다고 제가 역차별을 당했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애초에 남녀가 유별하다고 여기지 않아서요. 하지만 제가 살아갈 세상이 여전히 제 성별에 더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는 걸 알 만큼의 상식은 있어요. 혹자는 제 마음이 떠난 게 여성할당제 때문이래요. 일례로 현 정부 내각의 30%를 여성으로 채우겠단 공약을 들었어요. 그 논리대로면 거꾸로 분노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기회는 평등해야 하는데 왜 7 대 3이에요. 5 대 5여야죠. 쪼잔하게 7 대 3으로 약속했다가 그마저도 지키지 못하곤 아무런 설명도 없는 그 위선이 싫은 거예요. 편 가르기라면 이젠 지긋지긋해요.
최근에 본 축구 경기에서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오자 이런 해설이 나왔어요. “현지 중계에선 클리얼리(clearly) 오프사이드라고 하네요.” 그런데 VAR (비디오 판독) 결과는 간발의 차이. 현지 중계가 틀렸어요. VAR은 주심도 사실 앞에 겸손하게 해주죠. 조금 안다고 전부 아는 양 떠들지 못하게 하잖아요. 저는 그런 걸 원해요. 솔직히 진심이 아니라 표 때문에 그러는 거 전 이미 알거든요. 다짜고짜 편부터 나누는 게 편하겠죠. 그러기 전에 상식과 비상식을 가르마 타주는 VAR부터 같이 보는 게 좋겠어요.
하준호 사회1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