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재혼' 1000명 돌파했다, 최고령은 男97.8세, 女96.2세

중앙일보

입력 2021.05.08 13:52

수정 2021.05.0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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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재혼'이 늘면서 75세 이상 '초고령 재혼'에 골인한 사람도 1000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재혼 최고령 남성은 만 97.8세, 여성은 96.2세였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황혼재혼 인구는 9938명으로 2010년(6349명)보다 57% 늘었다. 남성이 6129명, 여성이 3809명이다. 2000년(2832명)과 비교하면 250% 이상 증가했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전체 결혼 건수와는 반대의 움직임이다. 

늘어나는 ‘황혼재혼’, 더빨리 느는 ‘초고령 재혼’.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이는 고령 인구의 증가와 함께 이른바 ‘황혼 로맨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고령층의 체력이 과거보다 향상됐고, 개인의 행복을 중요시하면서 자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짝을 구하려는 경우가 늘었다.  

[경제통]

실제 종교 모임이나 등산ㆍ노래ㆍ운동 동호회에서는 고령층의 사랑이 싹트는 일이 흔한 일이 됐다.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타격을 받고 있지만, 전국의 주요 콜라텍은 60ㆍ70대의 핫플레이스가 된 지 오래다.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기독교상담복지학과 교수는 “법적 재혼보다 사실혼 황혼 커플이 서너배 많을 것으로 본다”며 “100세 플러스 시대가 되면서 혼자서 오래 사는 게 고통스럽고 힘들게 됐고, 재혼을 보는 사회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재혼 최고 연령.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이 가운데 75세 이상의 초고령 재혼은 더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75세 이상 재혼 인구는 1092명으로 2010년(419명)의 2.6배, 2000년(181명)의 6배다.
 
지난해의 최고령 재혼 연령은 남성은 만 97.8세, 여성은 96.2세였다. 2019년에는 최고령 재혼 연령이 각각 99.6세, 95.5세였다.  


남은 여생 외로움을 덜고, 노후를 서로 의지하기 위해 초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늦깎이 재혼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주변 가족들의 반대에 오랜 기간 사실혼 관계로 지내다가 뒤늦게 법적으로 혼인 신고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초고령 황혼재혼(2020년)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통계청]

재혼 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의 손동규 대표는 “예전에는 힘들던 60대 중반의 매칭이 쉽게 이뤄질 정도로 60~70대의 상담이 크게 늘었다”면서 “여성은 경제적 지원, 남성은 가사노동에 대한 기대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고,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욕구는 남녀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이어 “늦깎이 재혼에 성공한 고령층들은 부부로서 소속감을 느끼고 배우자로부터 감정적 지원을 받게 되는 점에서 만족한다”며 “유럽에서처럼 한국에서도 초고령 재혼은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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