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tumblbug)에 따르면 출판사 ‘생각생각’은 최근 한 전 총리의 자서전 『한명숙의 진실: 나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약 300쪽)』 출판을 목표로 후원금을 받기 시작했다. 목표 금액은 1000만원인데, 이날 밤까지 959명의 후원자로부터 3012만6600원을 모았다. 이달 31일 펀딩이 종료되고 책 제작이 시작된다. 다음달 30일에는 후원 순서대로 책이 발송될 예정이다.
불법 정치자금 추징금 7억 1088만원 미납
총 모금액 5000만원 돌파할 듯
문재인 대통령은 2015년 8월 24일 한 전 총리가 수감될 당시 새정치연합 대표로서 “한 전 총리에 대한 추징금을 당 차원에서 십시일반 모금할 수 있는지 검토해보자”고 제안한 적 있다.
한 전 총리 자서전을 위한 모금이지만, 검찰이 바로 압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공식적으로 한 전 총리가 아닌 출판사 생각생각이 모금의 주체인 탓이다. 생각생각은 지난해 2월 13일부터 통신판매사업자(개인사업자)로 신고돼 있다. 사업장 소재지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의 한 아파트다. 법조계에서는 “모금된 후원금이 한 전 총리 재산으로 귀속되는 순간부터 압류할 수 있다”고 본다.
한명숙에게 귀속되는 돈 얼마일까
또한 책 한 권을 받을 수 있는 후원 옵션의 요구 금액이 1만8000원이다. 시중에 유통 중인 웬만한 책의 소매가 수준이다. 현재 마이클 샌델 책 『공정하다는 착각』의 소매가가 1만8000원인데, 온라인 서점에선 10% 할인된 1만62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총 420쪽으로 한 전 총리 책(300쪽가량)보다 훨씬 두꺼운데도 그렇다.
더욱이 100만원에 책 2권을 받고 한 전 총리와 1시간가량 동안 식사를 할 수 있는 후원 옵션도 있다. 현재까지 3명이 이 옵션을 선택했다. 결국 이윤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 가운데 일부는 한 전 총리에게 건너갈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생각생각은 중앙일보의 관련 질의에 “추후 다른 채널을 통해 답하겠다”고 말했다.
‘한명숙 구하기’에 추징금 집행 지연
추징금은 벌금과 다르게 내지 않아도 강제로 노역장에 유치할 수 없다. 또한 집행 시효가 있어 시효가 만료되면 부과 효력이 소멸한다. 한 전 총리에 대한 추징금 집행 시효는 3년이다. 통상 검찰이 시효 만료가 임박할 즈음 시효를 중단할 수 있는 조치(압류, 납부통지 송부 등)를 하기 때문에 사실상의 시효는 무기한이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