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찾을 때까지 물에 들어 갈 겁니다”
친구 스마트폰을 찾기 위해 그는 금속 탐지기 두 대를 빌렸다고 한다. 강한 물살에 펄에 발이 빠지는 상황에서 신발을 벗고 맨발로 한강 물에 뛰어들었다. 어린이날인 5일에도 차씨는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한강 공원의 육상·수상 수색을 한다.
“오투야, 다른 사람들에게 산소를 줘”
차씨는 “나이 50을 넘어가니 사회에 빚만 지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에 봉사한 것 없이 살아와 허무했다. 그러던 차에 자원 구조봉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부터 오투라는 구조견을 키우며 구조견 훈련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손정민씨의 시신을 찾게 된 것도 오투의 활약이 컸다. 헬기와 구명보트들 사이에서 발견되지 않던 손씨를 차씨가 발견했고 오투가 확인했다. 경찰도 하지 못한 일을 둘이 해낸 것이다.
5살 마리노이즈 종인 오투의 이름엔 사연이 있다. 세월호 참사를 기리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한다. 차씨는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배에 탄 학생들이 필요한 순간에 산소를 전달 받았으면 전부 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름을 ‘오투(산소)’로 지은 이유다”고 했다. 마침 오투의 생일이 4월 16일이었다. 오투를 데려온 뒤 태어난 날을 알게 됐을 때, 오투가 구조견의 운명을 타고 났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365일 중 360일은 항상 오투와 한강에 나와 훈련을 한다. 차씨는 “오투가 앞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 산소를 줄 수 있는 존재가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실종 장소 4년 동안 구조 훈련하던 곳”
정민씨를 찾은 이후에도 차씨는 불면의 밤을 보낸다고 했다. 그는 “열악한 현장에서 수색에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5% 정도다. 확률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정민씨를 찾아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직도 그 모습이 눈에 선해 트라우마처럼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상류에서 떠내려올 때 시야가 좋지 않았다. 시신을 비닐이라고 착각할 정도였기 때문에 영원히 미제사건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 장면이 뇌리에 강하게 박혀 떨리고 두려우면서도 다행인, 그런 양가적인 감정이 든다”고 덧붙였다.
차씨는 경찰 수색견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기 골든타임에 실종자들을 빨리 찾기 위해서는 사람보다 훈련된 수색견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경찰 100명보다 수색견 1마리가 더 빨리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많은 수색견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교육하는 제도가 마련된다면 불상사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수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