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인생과제는 은퇴자산 마련(42%)과 내 집 마련 등 주거 안정성 확보(36%)다. 자녀교육(16%)과 자기계발(6%)이 뒤를 이었다. 은퇴 자산 마련을 꼽은 이유로는 ‘금융자산이 부족해서’가 가장 많았고, 주거 안정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한 것은 ‘미뤄질수록 내 집 마련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란 답변이 가장 많았다.
내 집 마련에 성공한 40대는 응답자의 56%였다. 서울 지역은 50%였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63%가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의 주택을 갖고 있었다. 무주택자의 거주 형태는 전세(41%)와 월세(30%), 부모집(29%) 등으로 나뉘었다.
무주택자가 집을 사지 않은 이유로는 주택 자금 부족(74%ㆍ1,2순위 합산)이 가장 많았다. 높은 주택 가격(57%)과 대출 이용이 싫어서(17%) 등이 뒤를 이었다. 비싼 집값이 주택 마련의 발목을 잡는 주요 요인인 셈이다.
무주택자 10명 중 9명(92%)은 ‘앞으로 주택을 사겠다’고 응답했다. 3년 내 집을 사겠다는 응답자도 33%나 됐다. 공공임대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주택 자금 마련 계획으로는 대출(78%)과 저축(68%) 등을 꼽았다. 다만 주택구매를 위해 저축을 하고 있다는 응답은 무주택자의 64%였고, 이들의 월평균 저축액은 36만원에 그쳤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8667만원이다. 중위가격은 표본주택을 가격순으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값이다. 이들의 저축만으로 서울에서 아파트를 살 경우 229년(2740개월)이 걸린다.
유주택자도 더 나은 집으로 갈아타기를 희망했다. 절반가량(45%)이나 됐다. 특히 자녀교육을 위해 이주계획을 세우고 있는 40대 부모의 71%가 더 나은 주택을 찾기 위해 현재 집을 팔고 싶다고 응답했다.
보고서가 40대를 ‘정착할 집을 찾는 주택 노마드족(유목민)’으로 소개한 이유다. 보고서는 "40대 대부분이 아직 정착할 내 집을 찾고 있다”며 “내 집이 있어도 집값 걱정은 매한가지다”고 설명했다.
비싼 집값은 이런저런 이유로 40대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 대출금 부담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노후 대비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모두 집 관련 빚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 주거 관련 월평균 대출 상환액은 유주택자 75만원(평균 대출액 1억1000만원), 전세 거주자 47만원(8000만원), 월세 거주자 59만원(2400만원) 등이다. 유주택자의 56%, 전ㆍ월세 세입자들은 각각 60%, 77%가 월 상환액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은퇴자산 마련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여겼지만 준비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 40대 스스로 매긴 중간 평가 점수는 45점(100점 만점)이었다. 은퇴자산 마련을 위한 저축액은 평균 월 61만원이었다. 주택 마련 관련 지출(28%), 소득 공백 시기 발생(18%), 자녀 교육비(16%) 때문에 은퇴자산 마련이 쉽지 않다고 했다.
이원주 하나은행 연금신탁그룹장은 “40대는 경제활동 기간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만큼 은퇴자산 마련 여력은 충분하다”며 “퇴직연금과 ISA 등 경쟁력 있는 장기 자산관리 수단을 통해 은퇴자산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