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30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지수는 112.6(2015년=100)으로 전달보다 0.8% 증가하며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산업 생산은 올해 1월(-0.5%) 주춤하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되던 증가 흐름이 끊어지는 듯했으나 2월(2.1%) 들어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생산 2개월 연속, 소비 7개월 만에 최대 증가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 다소 완화되고 있고, 경제 심리도 비교적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대면 서비스업 수요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경제부총리)도 “백신 접종률이 높을수록 경제 회복에 당연히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계획대로 확보된다면 하반기 백신 물량이 충분하고, 11월 집단 면역 목표를 하루라도 당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민간 소비도 반등했다. 지난 2월(-0.8%) 꺾였던 소매판매액은 지난달 전월 대비 2.3% 증가하며 지난해 8월(3%)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의복 등 준내구재(9.1%)와 화장품 등 비내구재(1.5%) 판매가 늘었다. 통계청은 “날씨가 따뜻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해 외부 활동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가전제품 등 내구재(-1%) 판매는 줄었다.
기업의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제자리에 그쳤다. 건설업체가 실제 시공한 공사 실적인 건설기성은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제조업 발목잡은 車 반도체 문제 해결해야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국내 기업의 참여를 늘리려면 각종 세제·지원금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기존 업체가 설비를 늘리는 데도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정치·외교적 노력을 통해 외국 기업에서 공급 숨통을 트는 방안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차량용 반도체 문제와 관련해 필요하다면 정부의 지원도 검토하라” “국내 자동차와 반도체 업체가 동맹을 체결해서 국산화를 이뤄야 외풍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타개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상반기 안에 주요국의 자국 중심 공급망 구축에 대응한 ‘K-반도체 벨트’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