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분들, 옳은 결정 내리셨다”
윤여정은 대종상 영화제에 무대에 오른 뒤 “대종상 신인상을 받으며 데뷔했는데 40년 만에 다시 조연상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는 상을 받으면 내가 잘해서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인제 보니 감독님이 잘해서 받은 것 같다”며 임상수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청룡영화제에서는 “절 뽑아주신 심사위원 여러분들 정말 옳은 결정을 내리셨다”고 특유의 당당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소감을 선보였다. 그러면서 “39년 전에도 이 영화로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신인여우상을 받았는데 올해 이렇게 여우조연상을 받게 돼서 너무 영광”이라며 “어렸을 땐 잘 몰랐던 김기영 감독과 이번 영화의 임상수 감독 땡큐”라고 외쳤다.
“공정한 상이네요” 에둘러 표현한 불편함
이후 방송에서 윤여정은 “사실 화가 나서 비아냥댄 것”이라고 털어놨다.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 그는 “늙은이를 불러다 놓고 우수상을 주면서 아이는 최우수상을 주면 난 뭐가 되느냐”며 “내가 걔보다 못했다는 거 아니냐”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물론 나이 먹었다고 해서 다 잘했다고 할 필요는 없지만 그건 좀 그랬다”고 덧붙였다.
당시 KBS 연예대상 최우수상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의 문채원이 수상했다.
“너무 주인공만 안 해도 돼” 선배의 따뜻한 조언
그는 “상 받는 것은 너무나 기쁜 일”이라면서 “그런데 나는 너무나 고령이라서 여성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나이가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젊었을 때 받았으면 소신 발언을 했을 텐데 지금은 아무런 소신이 없다. 상 받는 건 너무나 즐거운 일”이라고 솔직한 소감을 이어갔다.
특히 윤여정은 이날 연기상과 신인상을 받은 손예진, 김태리를 향해 “두 배우 모두 너무 주인공만 안 해도 된다”고 따뜻하게 조언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방송서 “할리우드 존경 안 한다”
윤여정은 또 “제가 잘한 것은 없다. ‘미나리’ 대본이 잘 쓰였다”며 “내가 상을 받았을 때 매우 행복한 순간이었지만 그것이 제 인생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집으로 돌아갈 것이고 다시 일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