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유니콘들도 ‘나도 상장해야지’ 몸을 푸는데, 준비는 얼마나 돼 있을까. 최근 공개된 유니콘 기업들의 실적(감사보고서)을 분석했다. 대상은 분야별 대표 주자들인 게임의 크래프톤, 모빌리티의 쏘카, 신선 배송의 컬리(마켓컬리), 금융의 토스(회사명은 ‘비바리퍼블리카’. 이하 ‘토스’로 기재).
팩플 레터 91호의 요약본
#1. 키 재 보자
ㆍ컬리 매출이 어느새 1조원에 가깝다. 회사에 따르면 거래액은 1조 2000억원 정도라고. 여기에 포인트 적립금이나 할인 등을 뺀 회사의 매출이 이만큼이다.
#2. 크는 속도를 보자
ㆍ크래프톤 매출은 1년 새 1.5배, 영업이익은 2.2배가 됐다.
ㆍ토스는 매출이 1년 새 228% 늘었고, 영업손실은 37% 감소했다. 몸집을 불리며 적자는 줄인 선방. 쏘카는 매출은 3% 증가해 제자리 수준이지만 영업손실액을 40% 줄였다.
ㆍ컬리는 매출이 124% 늘었고, 영업손실액은 15% 늘었다.
#3. 실속은 차려가나
ㆍ토스의 손실률 변화는 놀랍다. 토스의 2019년 손실률은 -97%. 100원 벌려고 197원 썼다는 무시무시한 의미다. 사업 지속이 어려운 수준. 그런데 지난해에는 이 수치가 -18.6%로 개선됐다. 이제는 보통의(?) 적자 기업. 마케팅비 지출을 800억(2019년)→ 400억(2020년)으로 절반 아낀 덕이 컸다.
ㆍ적자 유니콘에 대한 시선을 바꾼 건 쿠팡. ‘곧 망한다’는 일부 시각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손실률을 줄여갔고 미국 상장에 성공했다. 참고로 쿠팡의 2018~2020년 영업손실률은 -25.6%→ -10.1% → -3.9%.
#4. 어디에 돈이 들어?
쏘카는 3대 비용이 모두 핵심 자산인 ‘자동차’ 관련이다. ①‘차량유지비’가 917억원으로 전체 영업비용의 30%고, 차를 계속 굴리다 보니 ③‘감가상각비’도 457억원(14.9%). 지난해 타다 카니발 차량을 처분하며 시작한 중고차 판매사업 관련, ②‘중고차판매원가’는 508억원(16.6%)이었다. 중고차 판매수익이 484억원이라 손해는 24억원 정도.
컬리는 ①‘포장비’가 785억원으로, 전체 비용의 27.5%였다. 새벽 냉장배송의 고비용 구조 때문으로 보인다. 정작 운반비는 120억원(4%) 정도다.
토스는 ①‘지급수수료’로 전체 영업비용의 62.3%인 2879억원을 썼다. 고객이 토스 앱에서 송금하면 월 10회까지 무료지만, 토스는 시중은행에 매번 수수료를 낸다. 토스 전체 매출의 87%를 지급수수료로 냈던 2019년보다는 나아진 수치다. 지난해 오픈뱅킹(하나의 앱에 타 은행 계좌도 등록해 송금·이체 가능)이 금융권에 도입돼 수수료 부담이 줄었다.
심서현·정원엽 기자 shshim@joongang.co.kr
요즘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구독신청 → https://url.kr/factp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