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운하 사고 뒤 4주째 상승
아시아~북미 서안 5000달러 육박
미·유럽 소비 증가에 물동량 폭증
배도 부족, 고운임 장기화 가능성
해수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항만 적체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물동량이 급증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유럽에서는 수에즈운하 사고로 통항이 지연됐던 선박들이 한꺼번에 항만에 몰리면서 적체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소비재 수요 증가에 따른 물동량 폭증에 따른 지연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덴마크 해운 분석 업체 씨인텔리전스는 선사들의 전체 선복량(적재능력)과 수에즈운하 사고 전후의 선복량 변화를 토대로 이르면 6월 첫째 주가 돼서야 물류망이 정상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국적 선사인 HMM이 임시 선박을 긴급 투입하고, 해수부 등에서는 수출 중소기업에 선적공간을 우선 제공하는 등의 지원책을 펼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최근 해상운임 상승 원인과 중소기업 물류비 절감 방안’ 보고서에서 최근 해상운임의 고공행진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해온 보수적인 컨테이너선 운용이 원인이라고 짚었다. 선사들이 해운업의 오랜 침체로 적극적인 선박 발주에 나서지 않은 탓에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위축 후 급격히 늘어난 선복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코로나19로 인한 항만 적체와 공(空)컨테이너 수급 불안정, 보복 소비로 인한 수요 확대 등으로 고운임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조성대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최근 해운업계가 늘어난 물동량 해소를 위해 컨테이너선 신규 발주를 늘리고 있지만, 선복량이 이른 시일 내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은 고운임 상황을 새로운 표준으로 받아들이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