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는 지난달 이런 내용이 포함된 '학교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총론 개정방안 연구' 보고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이곳은 이번 연구를 교육부 지원을 받아 진행했다. 연구는 2019년 10월부터 지난달 10일까지 이뤄졌다.
연구는 2019년 10월부터 지난달 10일까지 교사와 학부모·학생, 시도교육청 장학사와 시민단체 활동가 등 2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연구 목적은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국가 교육과정 총론 개정안을 구상하는 것이다.
"홍익인간, 개념 모호…친일교육계가 만들어"
홍익인간이란 표현을 친일 세력이 만들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연구보고서는 "(1차 조사에서)홍익인간은 해방 직후 친일교육계 인사들이 주도하여 만든 표현이며, 일제강점기 황민화 교육을 상징한 팔굉일우(태평양 전쟁 시기 일본 군국주의 표어)를 모방한 개념이라는 등의 이론(異論)이 다수 존재했다"고 적었다.
연구진은 홍익인간을 대체할 교육이념으로 '민주시민'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민주시민교육 수업을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확대편성하고, 별도의 교과를 개설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여권, '홍익인간 삭제' 개정안 발의했다 철회
개정안은 대종교와 보수 교육계의 반발이 일자 철회됐지만, 개정 의도를 의심하는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부 연구와 개정안의 논리가 비슷하다"며 "진보 교육계가 지지하는 민주시민교육 강화를 위해 홍익인간 이념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 "연구에서 제시된 대안이나 의견 등은 교육부의 공식 의견이 아닌 연구진의 견해임을 밝힌다"고 명시했다. 신문규 교육부 대변인은 "연구 자료일 뿐이고, 정책 결정은 부처에서 검토해 결정한다"며 "앞서 발의된 교육기본법 개정안에 대해 교육부는 개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고 밝혔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