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시 경찰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관할 지역 안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10대 소녀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현지 언론은 사망한 소녀가 16세 마키아 브라이언트라고 전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시 경찰은 이날 오후 4시 35분쯤 "한 여성이 칼로 위협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경찰은 10분 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여성 청소년이 칼을 들고 다른 두 사람을 찌르려고 해 총을 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 당시 총을 쏜 경찰 몸에 부착한 카메라 '바디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경찰이 한 주택가 길가에 주차하고 내리던 때 브라이언트가 한 여성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브라이언트는 이 여성을 넘어뜨린 뒤 방향을 틀어 옆에 서 있던 또 다른 소녀를 향했다.
브라이언트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지역 매체인 콜럼버스 디스 패치에 따르면 브라이언트는 오하이오주 프랭클린 카운티 아동 서비스에서 위탁 보호를 받고 있었다. 브라이언트의 고모인 헤이즐 브라이언트는 인터뷰에서 "사건 전 위탁 가정에서 조카(브라이언트)와 다른 사람 간 논쟁이 있었다"면서 "(브라이언트는) 칼을 갖고 있었지만, 경찰이 쏘기 전에 버렸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경찰청의 정책에 따르면 경찰관은 자기 자신과 제삼자를 보호하기 위해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공권력을 사용할 수 있다"며 "이번 상황이 이 정책에 해당하는지가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콜럼버스시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이날 오후 한 젊은 여성이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었다"면서 "바디캠에 따르면 경찰관이 다른 청소년을 보호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건은 지난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를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비유되며 또 경찰의 공권력 남용 논란에 불을 댕겼다. 특히 사건 직후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법원 배심원단이 쇼빈에게 2급 살인(우발적 살인), 3급 살인, 2급 과실치사 3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면서 순식간에 흑인 소녀 사망에 여론이 집중됐다.
플로이드의 유족을 대리한 인권 변호사 벤 크럼프도 트위터에 "오늘 우리가 (쇼빈의 유죄 판결로) 안도의 한숨을 쉰 그때 콜럼버스에서는 또 한 명의 아이가 경찰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