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주 명창 판소리 심청가 종목 후계자
전북도는 20일 "지난 2일 '이옥희(이일주씨 본명) 바디 판소리 심청가' 전북도 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송재영(61)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장과 장문희(45·여) 전라북도립국악원 창극단 수석단원 등 2명을 지정(인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바디는 판소리에서 명창이 스승에게 전수받아 다듬은 판소리 한 마당 전부를 말한다. 전북도는 한 달간 예고 기간을 거쳐 다음 달 7일 최종적으로 지정 고시를 할 계획이다.
[이슈추적]
전북도, 무형문화재 2명 지정 예고 "이례적"
"송재영·장문희, 모두 80점 기준 넘겨"
전북도 관계자는 "보통 문파라고 하면 무형문화재 신청 전에 스승이 제자 중 하나를 후계자로 정해 그 사람이 문화재가 됐다"며 "이일주 명창의 경우 후계자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제자 3명이 문화재를 신청해 이 중 기준 점수를 넘긴 2명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재청과 타 시·도 사례를 참고해 2015년 당시 도 문화재위원회에서 기준 점수를 80점으로 정했다"고 했다.
"문화재위원들도 격론…둘 다 실력 우수"
전북도에 따르면 도 무형문화재는 문화재청 심사표에 준해 평가한다. 1단계 심사에서는 전승 활동 실적, 전승 기량, 대상자 평판, 건강 상태, 전승 기여도, 2단계 심사에서는 실기 능력, 종목 이해도, 교수 능력, 시설·장비 수준, 전승 의지 등이 평가 항목이다. 두 명창 모두 실력이 출중해 지난달 26일 위원 11명이 참석한 도 무형문화재위원회 지정 예고 심의에서 격론이 벌어졌다는 게 전북도 설명이다.
전수 교육 조교 VS 이날치 마지막 후손
두 명창은 도 무형문화재 복수 지정을 두고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스승의 소리를 잘 보전하겠다"는 데엔 이견이 없었다. 송 명창은 "같은 제자지만, (장)문희 나름대로 소리 보전 계획이 있을 것"이라며 "저는 선생님이 가르쳐 준 소리를 가장 온전하게 세상에 많이 보급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최동현 교수 "바디별 중복 지정 검토할 때"
국악계 일각에서는 "판소리 다섯 마당을 쪼개 각각 한 사람만 무형문화재로 지정하지 말고 한 사람이 여러 소리를 전승할 수 있게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동현 군산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는 "보통 소리를 하면 심청가만 잘하는 게 아니라 춘향가·수궁가 등 판소리 다섯 가지를 다 잘한다"며 "무형문화재 지정 목적이 판소리 보전이라면 문화재가 몇 명인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명창 한 사람이 여러 소리, 아니면 한 소리의 보유자로 여러 명 지정하는 것을 검토해 볼 때"라고 말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전북도 무형문화재
전북도에 따르면 최초 도 무형문화재는 '익산목발노래'로 1984년 9월 지정됐다. 현재 도 무형문화재 보유자는 판소리 등 55개 종목 72명, 단체는 정읍농악 등 16개가 있다. 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 전북도로부터 매달 전승활동비로 100만원, 1년에 한 번 공개행사비로 250만원을 받는다.
전북도에 따르면 최초 도 무형문화재는 '익산목발노래'로 1984년 9월 지정됐다. 현재 도 무형문화재 보유자는 판소리 등 55개 종목 72명, 단체는 정읍농악 등 16개가 있다. 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 전북도로부터 매달 전승활동비로 100만원, 1년에 한 번 공개행사비로 250만원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