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바뀐 ‘퐁당’으로 다시 열린 공연장에서 이번엔 자가격리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31일 국립발레단은 “입국 후 자가격리 2주가 불가하다”며 해외에서 각광받는 발레리노 김기민(29)의 내한 취소를 발표했다. 이달 16일엔 거장 피아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79)의 다음 달 서울 공연이 취소됐다. 역시 자가격리를 할 수 없어서였다.
한국의 2주 자가격리로 공연을 취소한 사례는 지난해부터 있었다. 오스트리아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지난해 11월 한국 공연을 취소했고 도쿄에서는 공연했다. 빈필, 바렌보임, 김기민처럼 2주를 그냥 보내기 힘든 ‘몸값 높은’ 출연자들이다. 그런 만큼 청중의 기다림이 진하고, 티켓 판매가 보장되며, 공연 주최 측의 수익도 보장되는 공연들이다. 따라서 ‘퐁당당’ 띄어앉기에 이어 ‘2주 격리’가 공연산업에 빗장을 건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의 공연장이 유일한 공연장인 것 같던 때도 있었다. 지난해 6월엔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부의 올리버 다우든 장관이 박양우 당시 문체부 장관과 화상통화에서 한국의 공연장을 부러워했다. 영국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전 세계 중 유일하게 한국에서 공연했기 때문이다. 다우든 장관은 “공연장 운영의 방역 지침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토록 자랑스럽던 K방역은 1년도 안 돼 사라지고 한국은 백신을 맞은 피아니스트도 연주하지 못하는 ‘공연의 섬’이 돼가고 있다.
김호정 문화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