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칠레가 ‘중국산 백신은 1회 접종만으로 예방 효과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신 접종과 함께 봉쇄 완화 시작
확진 급증하며 방역 체계 무너져
보건부는 이번 분석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보건부 고문인 라파엘 아라오스 박사는 “모두가 시노백 백신을 접종한다면 감염자는 100명에서 33명으로, 사망자는 100명에서 20명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中 백신, 한 번 맞아서는 효과 없다는 의미"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주 칠레 대학교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칠레대가 백신 접종자 700만 명의 예방 효과를 추정 분석한 결과 2회 접종 14일 뒤 감염 예방 효과는 56.5%에 달했지만, 1회 접종 예방 효과는 3%에 그쳤다. 참고로 WSJ에 따르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2차 접종 6개월 뒤 91.3%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
칠레 전염병 전문가 클라우디아 코르테스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산 백신은 한 번 접종만으로 예방 효과가 약하다는 증거가 없었다”면서 “하지만 이제 2회 접종의 필요성이 명확하게 설명됐고, 더는 기다릴 필요 없이 2회차 접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 과대평가에 성급한 봉쇄 완화
칠레는 백신 접종을 시작하자마자 1월부터 일부 상업 시설의 문을 열었다. 레스토랑, 해변 등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로 가득 찼고, 극장과 체육시설도 정상 운영에 들어갔다. 여기에 여름 휴가철까지 겹치면서 해외 여행객도 늘었다.
보건 당국은 부랴부랴 이동과 집회 금지령을 내리고, 국경을 다시 폐쇄했지만 이미 20~30대 젊은 층 감염이 급증한 상태다. 수산 부에노 칠레 가톨릭대 면역학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칠레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예방 조치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여기에 변이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칠레는 중국산 백신은 한 번 맞아서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으며, 중국산 백신을 맞히고 있는 브라질, 콜롬비아 등에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칠레 보건 당국은 중국산 백신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특히 노인층에서 중증 환자 줄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건당국은 보고서에서 “70세 이상의 85%를 포함한 500만 명 이상이 2차 접종을 끝내면서 중환자실 입원 환자 중 노인의 비율이 급속도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대로 백신을 맞지 않은 상태에서 일상을 즐긴 젊은이들의 감염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2차 접종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칠레는 5월 말까지 시노백 총 1420만 개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며, 400만 회분의 백신 수입을 협상 중이다.
다만 중국 보건당국이 자국산 백신의 3차 추가 접종(부스터샷) 방안을 언급한 만큼 칠레 당국도 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