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많은 입주민이 저희를 응원하고 격려해주셨으나, 일부 주민들의 항의·협박 문자 폭탄으로 인해 택배기사들이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고 일을 그만두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오배송 신고하겠다” 문자 쇄도
앞서 이들은 아파트 측이 택배 차량의 단지 지상 출입을 막자 지난 14일부터 각 세대 현관 앞 ‘개별 배송’을 중단하고 아파트 단지 앞 배송을 진행했다. 단지 입구에 택배를 쌓아두고 입주민들이 직접 찾아가게 하는 식이다. 택배노조는 입주민이 택배기사들에게 보낸 문자 일부를 공개했다.
‘거기로 가지러 갈 사람도 없고 이유도 없다. 이후 택배 못 받은 것에 대해 손해 비용 청구하겠다’ ‘상일동 역 앞으로 배송한다면 오배송으로 수취거부 및 신고할 것이며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택배는 이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총파업 여부 25일 결정
총파업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들은 “입주민대표자회의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택배 원청사들이 기사들의 뼈와 살을 갈아 넣는 노동을 강요한다면 택배사에 배송 불가 지역으로 선포하도록 하고, 이뤄지지 않을 시 오는 25일 대의원회의를 개최해 총파업 등 투쟁방향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상택배차량 피해 조사해야”
강규혁 과로사대책위 공동대표는 “아이들을 안전하게 키우고 싶다는 입주민들의 마음을 존중한다. 그래서 대화를 해보자는 제안을 했던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입주자대표회의와 함께 마주 앉아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 입주민 아이들의 소중한 안전을 지키고, 택배 노동자들의 근로 환경도 고쳐가면서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갑질이 진다는 진리 보여줘야”
택배노조는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상일동역 인근에서 촛불 집회를 진행한다. 진 위원장은 “결국 갑질이 국민의 힘에 의해 진다는 진리를 보여주는 열망을 가지고 국민과 함께 무기한 농성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혜림·최연수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