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들어가던 물건을 하루아침에 못 들어가게 하고, 비자 법도 아침에 바꾼다고 공고하는 나라인데, 언제 갑자기 시작할지 누가 알겠어요”
16일 북·중 접경도시 단둥은 아직 조용하다. 북ㆍ중 교역 재개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잇따라 타전되고 있지만 급박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상당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을 것이라 짐작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대북무역상들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오히려 느긋한 태도다. 중국과 북한의 일 처리 방식에 익숙한 탓이다.
다만 미세한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일본 NHK는 전날 단둥역에서 북한으로 향할 것으로 보이는 열차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망원렌즈로 포착된 영상에 따르면 열차 겉면에 ‘서포 단둥’이라고 적혀 있다. 서포는 평양 외곽에 있는 기차역이다. 현지 소식통은 “코로나19로 국경이 막히기 전 단둥에 들어온 열차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것일 수 있다”며 “열차는 전부터 관측된 것인데 화물을 싣고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단둥역 출입국검사장 옆에는 전염병검사소도 설치됐다. 들어선 시점은 확인되지 않는다. NHK는 북한과의 교역 재개를 위해 신설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日 NHK "단둥역서 북한행 화물열차 포착"
북중우의교 오가는 中 세관원 움직임도
그러나 물류창고엔 화물차량 10여 대 뿐
中 여행사, 8월 말 북한 관광상품 판매도
물류센터 앞에는 대형 보세창고가 설치돼 있는데 담장이 높아 외부에선 적재된 물품을 확인할 수 없었다. 창고 앞에서 접촉한 북한인 대북무역상은 북한에 보내려는 물품들은 비료부터 쌀, 일반 생활용품들까지 종류가 많고 대부분은 공장에 대기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언제 교역이 재개되냐는 질문에 “조선(북한)에서 바이어들이 우리 보고 준비하라 그러면 준비하는 거고, 근데 아직 그런 얘기는 없다”면서도 “다 대기상태다.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략적인 예상 시점에 대해서도 언급은 피했다. 그러면서도 “조선 세관은 봉쇄했지만 중국 세관은 문을 열어놓은 상태”라며 “실질적으로 조선에서 코로나 때문에 물건을 안 받는다”고 설명했다. 교역 재개 시점 결정이 중국이 아닌 북한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교역 재개 시점에 대한 관측은 엇갈린다. 한 대북무역상은 “통상 물건을 들어오기 하루 이틀 전이 돼 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북측에서 20일 전에 물건을 보내준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무역상은 “중국 기관 쪽 지인들도 정확한 날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이달 말 선박부터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달 말 전에 교역이 시작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많지만 실제 움직임이 이뤄지기 전까지 확인하긴 쉽지 않은 상태다.
한편 베이징 소재 북한전문 여행사 ‘고려투어’는 홈페이지를 통해 8월 말부터 북한을 여행할 수 있는 관광 상품 판매에 들어갔다.
단둥=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