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경기도 초등교사 임용에서 낙방한 A씨는 실기·면접 2차 시험 중 한 과목에서 유독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 얘기를 나눠 보니 자신의 점수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것은 A씨만이 아니었다.
한 응시생이 설문을 통해 다른 응시자들의 점수를 모아봤다. 2차 시험이 치러진 10개 중·학교에서 응시생들이 받은 점수를 모아 평균을 내 보니 시험을 치른 학교에 따라 응시자의 면접 평균 점수가 4점 이상 벌어져 있었다. 다만 이는 전체 응시생 1680명 중 464명이 자발적으로 입력한 숫자에 따른 것이다.
“0.1점으로 당락 갈리는데 실별 7점 차이”
초등 임용시험은 1차 필기시험으로 최종합격자의 1.5배수를 선발한 뒤 2차로 개별면접·수업실연·수업나눔·영어실연·영어면접을 본 뒤 1·2차 점수를 각각 50%·50%로 합산해 최종 선발한다. 각 평가실에는 교장·교감·교사·장학관·장학사 등이 3명씩 들어가 평가한다. 응시생이 각기 다른 면접관에게 평가를 받는 셈이다. 1700여명이 응시한 경기도 초등 임용 2차 시험의 평가위원은 876명, 460여명이 본 서울의 평가위원은 295명이었다.
다른 공무원 시험보다 교원 임용시험의 불공정 논란이 두드러지는 건 시험의 특수성 때문이다. 공무원 시험은 면접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필기보다 적고, 경찰·소방 공무원은 실기시험에서의 평가 기준이 명확한 편이다. 반면 임용시험은 면접 비중이 큰 데다 면접위원의 주관적인 판단이 당락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
교육청 “편차 어쩔 수 없어”…면접 비중 더 커지나
비슷한 민원을 받은 다른 교육청도 마찬가지다. 서울시교육청 교원임용관리팀 담당자는 “위원들만의 눈높이나 잣대라는 건 일치할 수 없고 고사실별로 점수가 일정하게 나올 수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최근 2차 면접의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 교육감들도 지난해 말 2차 시험의 비중을 현행 50%에서 70%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교원단체는 "교육감 코드에 맞게 교원을 뽑으려 한다"고 주장하지만, 연내 입법을 거쳐 시행될 수 있다. 고충환 시도교육감협의회 대변인은 “지식·암기 위주의 1차 시험보다는 2차 시험의 비중을 늘려야 변별력이 생긴다”며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시험이 되도록 방안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