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의 상장은 이미 달아오른 암호화폐 투자 열기를 더 뜨겁게 할 호재다. 시장은 벌써 들썩이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상장을 하루 앞둔 13일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개당 6만3000달러를 넘었다. 전체 암호화폐 자산의 시가총액은 2조2000억 달러에 육박했다. 세계 최대 주식인 애플의 시가총액(2조2570억 달러)을 넘어설 태세다.
상장 기대감에 비트코인 사상 최초 6만3000달러 돌파
“상장하면 시가총액 1000억 달러 넘는다”
코인베이스가 나스닥 입성에 이르게 된 원동력은 지난해 다시 불붙기 시작한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다. 거래가 많아지면서 코인베이스 매출이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 매출은 13억 달러를 기록하며 2019년(5억3400만 달러)의 2배로 뛰었다. 올해는 1분기 매출만 18억 달러에 이르며 지난해 매출을 이미 뛰어넘었다.
실제 몸값은 더 뛸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인베이스의 시가총액이 상장 후 91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트레이딩 기업인 서스퀘하나는 코인베이스의 예상 시총을 960억~1080억 달러로 전망했다.
코인베이스 상장, 암호화폐 산업 이정표
업계에선 코인베이스가 뉴욕 증시에 발을 딛는 것 자체로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도와 투명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암호화폐 플랫폼 루노의 마커스 스와너폴 최고경영자(CEO)는 “(코인베이스 상장은) 업계에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암호화폐 투자자 입장에서도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투자하면 수많은 암호화폐 중 어떤 것을 고를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거래소는 암호화폐 가격이 아닌 거래량만 많으면 수익을 내기 때문이다. 암호화폐의 변동성 위험을 줄이며 가격 급등에 따른 과실만 딸 수 있는 셈이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인베이스는 현재 45개 이상의 암호화폐를 거래 수단을 다변화시켰다”고 평가했다.
韓 두나무의 나스닥 진출 관심도 커져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도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한국의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한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도 나스닥에 상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영향으로 두나무에 투자한 한화투자증권과 카카오도 주목을 받으며 최근 주가가 뛰기도 했다.
“거래 수수료가 매출의 86%, 위험 요인”
디지털 화폐 발행을 추진 중인 각국 중앙은행의 견제도 위험요인이다. 한대훈 연구원은 “미국 정부 등에선 비트코인이 중앙은행의 발권력에 도전하고 달러 중심의 국제통화 질서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들이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계속 보인다면 코인베이스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