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중학교 보건교사 A씨(50대)는 12일 보건소로부터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이뤄진다는 문자를 받고 걱정부터 앞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과 학교 정상화를 위해선 교사 대상 백신 접종이 필요하지만, AZ 백신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안 된 상황에서 맞아도 될지 우려돼서다. A씨는 “처음엔 교사가 솔선수범해서 접종하자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대다수가 꺼린다”며 “접종 대상 교사들은 AZ 백신 부작용을 걱정하고, 대상에서 제외된 30세 미만 교사들은 감염을 불안해한다”고 전했다.
보건교사 대상 AZ 백신 접종 12일부터 재개
특히 AZ 접종을 중단할 경우 국내 백신물량이 부족해 정부의 접종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정부는 상반기에 1200만명, 11월까지 전국민의 70% 접종을 마쳐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AZ 백신 접종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지난 8일로 예정됐던 AZ 접종이 중단 4일 만에 재개됐지만, 안전성 논란이 명확히 결론나지 않아서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대변인은 “AZ 백신 접종 재개가 안전성이 검증돼서가 아니라 이를 대체할 다른 백신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안타깝다”며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가 다시 실시할 때는 국가 차원에서 안전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담보돼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없어 아쉽다”고 지적했다.
안전성 논란 여전해 실제 접종률 떨어질 듯
대체인력 지원 등 접종 후유증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다. 익명을 요청한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백신 접종 후 혈전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보다 그로 인해 근무를 못 해 동료교사나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걱정”이라며 “정부에서 휴가 사용 계획이나 대체인력 지원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3 학생과 담임교사의 백신 접종 일정도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방역당국은 안정적인 대입 시행을 위해 고3 학생과 담임교사에 대해 여름방학까지 화이자 잔여물량으로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에 대해 조명연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장은 “현재 초등학교 1‧2학년과 돌봄인력, 고3 학생과 교사에 대한 접종 시점을 논의 중”이라며 “아이들이 정상적으로 등교수업 하려면 나머지 교직원에 대해서도 3분기 내 접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