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만 회원 싸이월드가 부활한다는데, 기대와 함께 의혹도 부풀었다. 업계에서는 ‘돈과 기술은 있나’, ‘회사의 실체가 뭐냐’라고 묻는다.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를 짚고, 회사의 해명도 직접 들었다.
무슨 일이야
· 싸이월드는 모바일 대응이 느려 2010년대 들어 쇠락했고 주인이 수차례 바뀌었다. 서버 비용을 못 내 지난해 사이트가 닫혔다.
· 그랬던 싸이월드를 다시 열겠다고, ‘싸이월드Z’가 서비스 운영권을 10억원에 인수했다. 싸이월드Z는 5개 회사가 컨소시엄을 이뤘다고 밝혔지만, 이 중 이름을 공개한 곳은 2개사 뿐이다. 두 곳 모두 코스닥 상장사인데, 싸이월드 투자에 대해 공시한 건 없다.
누구 돈으로
· 인트로메딕은 의료기기 제조업체인데 2015년부터 6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5년 연속 적자면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이지만, 인트로메딕은 기술특례 상장사라 해당하지 않는다. 인트로메딕은 지난해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 한국코퍼레이션의 공개매각 우선 협상자로도 선정됐다. 이곳의 인수 자금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
· 싸이월드Z의 또다른 투자사 스카이이앤엠은 화학소재업체다. 2011년 코스닥 상장했다. 2019년 매출 223억원에 영업손실 149억, 2020년 반기 매출 121억원에 영업손실 53억을 기록했다(6월 결산기업). 지난해 최대주주가 드라마 제작사인 초록뱀미디어로 바뀌었다(지분율 11.62%).
· 싸이월드Z의 자본금은 8억원. 최근 3개월 새 전환사채를 네 차례 발행했다(총 8억5000만원 규모).
· 싸이월드Z 측은 중앙일보의 질의에 “자금력이 충분한 회사가 주요 주주로 참여한다”며 “인트로메딕과 스카이이앤엠이 가지는 싸이월드Z 지분은 적다”고 밝혔다. “대주주는 중견기업의 일가이며, 싸이월드 정상화 후에 일반에 대주주가 누군지 공개할 것”이라고 답했다.
누구 기술로
· FX기어는 2004년 설립돼 드림웍스 영화 컴퓨터그래픽(CG)을 맡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이다. VR 관련 정부 과제도 여럿 했지만, 공동창업자가 이영복 엘시티 회장의 아들이라 전정권 말 연계설로 곤욕을 치렀고, 당시 그는 맡고 있던 대표직을 사임했다.
· 싸이월드Z는 “지난해 말 우리가 FX기어에 투자했고, 곧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FX기어 기업가치는 600억~800억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 최광진 FX기어 대표는 중앙일보에 “우리는 싸이월드의 모바일 앱·웹을 담당하며, 데이터 복구와 클라우드 이관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도토리 환불은
· 싸이월드Z는 중앙일보에 “도토리 값 35억원은 SK컴즈가 내고, 우리는 환불 신청을 받고 아이디(ID)를 확인하는 등의 부대비용을 낸다”고 했다. SK컴즈 측은 “전에도 사용자가 싸이월드 고객센터를 통해 환불을 요청하면 우리가 내줬다”며 “싸이월드가 폐쇄돼 중단됐던 환불 업무를 재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싸이월드 사용자들의 사진·동영상 등 데이터는 SK컴즈가 데이터센터에 보관했다. 그간 싸이월드가 데이터센터 임대료를 못 냈지만 SK컴즈가 방을 빼지는 않았고, 최근 싸이월드Z와 임대차 재계약을 다시 맺은 것.
경영진에 왜 우려
· 인트로메딕 조용석 대표는 2016~2017년 인터불스(스타모빌리티의 전신) 부회장과 차이나블루 대표로 재직했다. 이후 스타모빌리티는 라임 사태에 연루됐다. 차이나블루 경영진이었던 한 모 씨는 코스닥 상장사를 무자본 인수해 460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9년 재판에 넘겨졌고 유죄 판결받아 수감 중이다.
· 싸이월드Z 측은 중앙일보의 질문에 “두 회사의 사건 모두 조 대표가 각 회사를 사임한 후 발생했다”며 “조 대표는 두 사건과 무관하고, 스타모빌리티 관련 검찰 조사를 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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